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신행정부가 아직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단계라면서 한국과 함께 일본과 긴밀히 상의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부처 방문으로 국무부를 찾았다. [AP]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외교안보의 큰 흐름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한국에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신호들이 잇달아 감지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질문에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특히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어젯밤 문재인 대통령에게 (포괄적 대북전략) 검토가 진행중이며, 우리는 이 일을 하면서 동맹, 특히 한국, 일본과 긴밀히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 안보사령탑이 대북정책에서 한국과 함께 일본을 중요한 파트너로 못 박은 셈이다. 동맹과의 협력, 특히 동북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미국의 인식이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방백서에서 일본을 ‘동반자’에서 ‘이웃 국가’로 격하 표현하는 등 일본과 마찰을 빚고 있는 한국 입장에선 유쾌한 대목만은 아니다. 더욱이 일본은 과거 북핵협상 과정에서 납북자 문제 등을 고리로 종종 몽니를 부리곤 했다.
미 의회 차원에선 한미 간 대북접근 갈등에 대한 우려마저 나온다. 이와 관련 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갱신한 한미관계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동맹 활성화를 강조하지만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어려움이 표면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5일 보도했다. 의회조사국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제재 완화를 선호하는 입장이 미국과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북한에 더 많은 양보를 선호해 주기적 갈등을 초래했는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의회조사국은 또 3월 초 예상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여부 결정을 한미동맹의 최우선 당면과제로 꼽으면서 문 대통령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미국의 정책에 반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그 검토를 앞질러 가지 않으려 한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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