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기업대출 시장 ‘군침’…전문인력 부족 ‘난감’

기업대출
<연합=헤럴드경제DB>

남가주 지역 한인은행들의 기업대출(C&I)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인력이 모자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인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인 상장은행의 한 고위 간부는 “한인은행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CRE)대출의 경우 사실 인력 수급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한인 은행이 지난 수십 년간 CRE에 주력해온 결과 인력인프라를 갖추고 노하우를 쌓았다.

최근 한인은행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모기지도 워낙 시장이 크다 보니 인력 수급이 용이한 편”이라며 “반면 기업대출의 경우 직원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부동산 대출과 크게 다르다. 대출 대상이 상당히 제한적이라 인맥이 절대적이며 대출 심사에 꼭 필요한 재무 장부를 보는 것도 일반 부동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상황이 크게 어려워지면서 잠재적 위험 요소를 파악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졌고 부동산처럼 담보를 잡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C&I에 집중해온 은행에서 인력을 스카웃 할 수도 있지만 이미 한인은행의 사정을 훤히 알고 있어 큰 폭의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이 경우 기존 직원들과 형평성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C&I 심사를 처리하도록 하거나 CRE 비중이 낮은 은행과 합병해 인위적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CRE 집중비율도 동시에 낮추는 방법 또는 합병을 원하는 대형 은행에 매각, 출구 전략을 확보하는 것 등 여러가지 방안이 검토될 수 있는 상황도 펼쳐질 수 있다.

한인은행의 C&I 규모는 2020년 3분기 기준 뱅크 오브 호프가 28억 4700만달러로 전체 대출 중 22%를 차지, LA 카운티 소재 은행 중 5위에 올랐다.

한미은행은 12억 900만달러로 대출의 25%로 LA지역 은행 순위 8위였다. 퍼시픽 시티 뱅크는 3억 2800만달러로 대출의 20%에 LA지역 순위 14위에 랭크됐다. Cbb 뱅크는 1억9800만달러로 대출비중 19%에 LA지역 16위, 오픈뱅크는 1억6600만달러로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로 LA순위는 20위였다.

규모나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봐도 전문 인력만 보강되면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뱅크오브호프는 지난 수년간 C&I에 집중한 결과 지난해 연말기준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느 비중을 30%선까지 끌어올려 CRE의 의존도도 60%를 벗어나 58%로 낮추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인은행의 C&I 부서 관계자는 “C&I 대출의 난이도가 높다 보니 직원 교육과 역량 강화도 기타 대출 부서에 비해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이에 지원하는 직원을 찾는 것과 경영진이 요구하는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이 어렵다.또 주 고객 대상이 아직은 한인 기업일 수 밖에 없어 한인 기업 특유의 정서(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런 문화적 장벽으로 타인종 전문 인력을 충원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은행의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인 만큼 장기적으로 꾸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 은행의 방침”이라고 말했다.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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