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은행가에서 대출 손실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비축하는 대손충당금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인상장은행의 한 간부는 “백신보급과 경기 부양 정책 등이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대손충당금을 줄여도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현재 순익이 꾸준히 회복되고 있고 주가도 기대치에는 못 미치지만 상승하는 추세다. 대손충당금을 줄이고 이 중 상당부분을 이익으로 잡아도 큰 무리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지난 한해 한인은행들은 전년 대비 대손충당금의 비율을 대폭 늘리며 향후 부실에 대비했다.
은행별로는 뱅크오브호프가 1201%, 오픈이 437%, Cbb가 323%, PCB가 212%,, 그리고 한미가 41%를 늘렸다.
미 정부의 대출 상환 유예 조치에도 불구하고 향후 부실에 대비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것을 알 수 있다.
대손충당금을 크게 늘렸지만 부실대출의 비율은 전년대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뱅크오브호프가 0.1%, 한미가 0.3% 증가에 그쳤고 오픈은 부실대출이 0.4% 줄었다. PCB와 Cbb도 부실대출의 비율이 각각 0.1%와 0.3% 감소했다.
특히 은행권에서 가장 민감하게 분류하는 90일 이상 연체 대출은 제로(0)에 근접하고 있다. 뱅크오브호프와 Cbb가 각각 61만 4000달러와 1만 4000달러에 그쳤고 기타 은행은 90일 이상 연체 대출이 없었다.
부실대출 비중이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감독국의 강화된 감사 적용의 기준으로 삼는 1%를 밑돌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월가의 대형 은행들도 올해 대손충당금을 줄임과 동시에 지난해 쌓은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이익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월스트릿저널은 최근 지난해 미 은행의 대손충당금이 코로나 19 이전 대비 2배 가량 늘어난 2366억 달러에 달한다며 현재 코로나 백신보급과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 등으로 경제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대손충당금도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 데이터 전문기업 팩트셋도 대손충당금의 이익 환입에 따라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그리고 웰스파고 등 4대 대형은행의 올해 순익 전망치가 10%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 19에 따른 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만큼 순익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반면 대손충당금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많다.
대손충당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한인은행의 간부는 “지난해 한인은행 부실대출만 보면 전년 대비 증가폭이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자는 물론 원금 회수도 없는 무수익여신의 비율은 코로나 19 이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무수익여신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 90일 이상 연체의 비율이 줄어든 것도 정부의 대출 상환 유예 조치에 따라 상당수의 연체가 연체가 아닌 것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며 “올 한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지만 이에 대한 확신이 아직은 부족하며 한인은행의 주 대출 대상인 상업용 부동산(호텔, 모텔, 관광)과 기타 리테일의 경우 여전히 위험이 높다. 융자재조정을 통해 부실 가능성을 낮췄다지만 수익은 줄었고 유예된 대출과 연체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도 부족하다.’CECL(현행기대신용손실)’을 엄격히 적용해 당분간은 대손충당금의 비율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실제 이 간부의 지적대로 지난해 남가주 한인 은행들의 무수익여신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Cbb와 오픈의 무수익여신이 각각 66%와 19% 줄었지만 뱅크오브호프(35%)와, 한미(30%), PCB (25%), 그리고 US 메트로(98%)의 무수익여신 증가폭이 높아 이를 상쇄했다.
한인은행권 관계자는 “올 한해 한인은행의 대손충당금 비율은 세 자릿수 증기를 기록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코로나 19 이전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를 유지할 것”이라며 “은행들이 대출 증가폭이 낮아질 것에 대비해 예금 이자를 포함한 기타 지출을 줄이는 등 포트폴리오의 건전성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