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집값 작년 3분기 역대 최고…“글로벌 주택 시장 과열” 경고

[adobestock]

[adobestock]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유럽, 아시아, 북미 등 전 세계에 걸쳐 주택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초저금리로 인한 주택 수요 증가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주택 가격이 속수무책으로 부풀었다는 지적이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 37개 회원국 집값은 지난해 3분기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작년 연간 상승률도 20년래 최고 수준인 약 5%를 기록해다.

WSJ는 수년간 이어진 초저금리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천문학적 규모의 재정 부양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재택근무 확대에 따른 교외 넓은 집 이사 수요의 급증도 영향을 미쳤다.

이미 일부 정부는 집값 상승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최근 낮은 자금조달 비용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경고성 보고서를 냈다. 카스텐 빌토프트 덴마크 중앙은행 부총재는 “연 5∼10%의 집값 상승이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우려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자산시장을 “거품”이라고 언급하면서 시장 안정을 위한 규제 노력을 기울였으나 거의 소용이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티프 맥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캐나다 집값이 17% 급등하자 자국 주택시장이 “과잉 상태”의 초기 신호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의 경우 지난달 주택 중위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23% 급등한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자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나섰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신청 급증으로 대출 처리 기간이 평소 일주일에서 이제는 최대 한 달 이상까지 늘었다.

WSJ은 지난해 15% 가까이 집값이 오른 서울에서도 일부 부부들이 저금리 대출을 많이 받기 위해 혼인신고를 늦추고 집을 사는 사례가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다만 신문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택 시장 붕괴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당시보다 채무자들의 신용등급이 높고 선불 비중이 높아졌으며, 투기자보다는 실수요자가 많기 때문이다.

balme@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