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티켓 ‘60일 전쟁’…‘넘버4’ 노리는 골프여제들

김효주, 이정은, 박성현, 장하나(왼쪽부터) [게티이미지] [KLPGA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올림픽 티켓 획득을 향한 ‘60일 전쟁’이 시작됐다. 앞으로 두 달 간의 성적에 따라 7월 도쿄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난다. 골프여제들의 샷이 바짝 달아 올랐다.

27일(한국시간)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 따르면 지난주에 이어 고진영과 박인비, 김세영이 1,2,3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들 세 선수의 도쿄올림픽 진출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올림픽 여자 골프는 국가별로 2명씩 출전하는 게 원칙이지만, 세계 15위 이내에 4명 이상 보유한 국가는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이날 기준으로 한국, 미국이 이에 해당된다. 도쿄올림픽 출전 자격은 오는 6월 28일 발표될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이에따라 고진영, 박인비, 김세영과 함께 도쿄행 비행기에 오를 ‘넘버 4’의 주인공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세계랭킹 9위 김효주가 가장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순 없다. 앞으로 두 달 간의 랭킹 포인트 산정 기간 동안 메이저 대회 2개를 포함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8개 대회가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남은 대회 중 한국 선수들이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대회가 무려 5개나 된다는 점이다. US여자오픈(김아림)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김세영) 등 메이저 2개를 비롯해, 오는 30일 싱가포르에서 개막되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박성현), 혼다 LPGA 타일랜드(양희영), 메디힐 챔피언십(김세영) 등이다. 한국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대회인 만큼 코리언 챔피언이 쏟아질 수 있다. 세계랭킹이 언제든 뒤집혀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효주는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전을 바탕으로 1년 전 13위에서 9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지만, 올시즌 LPGA서 KIA클래식(공동 5위) 외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4월 첫 주 8위에서 한 계단 내려앉았다.

김효주의 자리를 위협하는 이들은 이정은(17위)과 유소연(18위), 박성현(19위), 장하나(20위)다. 이들은 우선 올림픽 출전 마지노선인 15위 이내로 순위를 끌어올린 뒤 김효주를 제쳐야 한다.

특히 지난해 6월 첫주만 하더라도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들었던 박성현과 이정은으로서는 도쿄올림픽 연기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당시 한국 선수 랭킹은 고진영(1위) 박성현(3위) 김세영(6위) 이정은(10위) 순이었다.

박성현은 1년 만에 세계랭킹이 3위에서 19위로 수직낙하했다. 올림픽 출전에 앞서 장기간의 부진에서 탈출하는 게 급선무다. 아시안 스윙 첫 무대이자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서는 HSBC 월드챔피언십이 좋은 기회다. 1년간 괴롭혔던 어깨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박성현은 “내 스윙을 찾은 시간이 곧 돌아올 것이다”며 재기 의지를 다졌다.

이정은은 올시즌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다 지난주 LA오픈에서 첫 톱10(7위)에 오르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정은은 “아직 대회들이 많이 남아 있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

유소연이 지난주에서 한 계단 내려앉은 가운데 국내 무대서 활약하는 장하나의 약진이 돋보인다. 올림픽 출전 랭킹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올시즌 KLPGA 2개 대회서 연속 준우승하며 지난주보다 2계단 점프했다. 상금랭킹과 대상포인트, 평균타수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압도적인 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골프위크는 “한국의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출전권 경쟁은 올해 가장 치열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은 60일간의 필드 전쟁 속에서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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