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원유 수요 회복 기대·코로나19 재확산에 상승…WTI 1.4%↑ [인더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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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국제유가는 미국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두고 원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북해산 브렌트유는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유럽과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하락반전, 약보합세를 보였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0.91달러(1.4%) 상승한 배럴당 64.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7월 브렌트유는 0.04% 하락한 67.5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와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 이란의 핵 협상 등을 주시했다.

인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소폭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이달 1일 인도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40만1993명에서 2일 39만2488명으로 감소했다. 3일에는 36만8147명으로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하루 30만명을 웃돌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와인버그 애널리스트는 “세계 3대 원유 소비국의 수요 회복을 위험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시장 참가자들에도 수요 위험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글로벌 리서치 담당 매니저는 “최근 자료로 볼 때 인도의 휘발유 및 정제유에 대한 수요 회복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인도의 코로나19 확산 억제 노력은 원유 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전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 지표 호조로 원유 수요 회복에 대한 전망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프레이저는 “시장은 계속해서 강세 신호를 보여주고 있으며 글로벌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 지표는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마킷이 발표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62.9로 집계됐으며, 독일의 제조업 확정치도 66.2로 최종 집계됐다.

미국의 4월 제조업 PMI는 60.52로 집계돼 2007년 5월 지표가 집계된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ISM이 발표한 미국의 4월 제조업 PMI도 60.7로 전달보다 둔화했으나 여전히 경기 확장세를 의미하는 50을 크게 웃돈다.

이산 압둘 자바 이란 석유장관이 이날 기자들에게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가 “평균 수준으로 유가를 계속 떠받칠 것”이라며 “유가 하락을 우려할 것은 없다”고 밝힌 점도 유가를 떠받쳤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이러한 발언은 인도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도 OPEC+가 에너지 수요 전망에 자신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의 핵 협상 상황도 주시하고 있다. 주말께 미국 백악관 관료는 미국이 이란의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데 양국이 합의했다는 이란 국영 언론의 보도에 대해 아직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와인버그는 “이란산 석유가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면 이는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프레이저는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이란 제재 해제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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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값은 지난주 약세를 회복하며 급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달러화가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약세를 보이는 데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면서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4.10달러(1.4%) 상승한 1791.80달러에 마감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6월물 금 가격은 장중 한때 1798.80까지 치솟아 지난달 21일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주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도 금 가격 상승에 한 몫 했다고 풀이했다.

안전자산 수요가 강해져 금 가격 급등세를 부채질했다. 코로나19가 세계 두 번째의 인구 대국인 인도를 중심으로 다시 확산하고 있어서다.

알트베스트의 마이클 암브루스터는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금과 은 등) 귀금속에 대한 저가 매수가 강해졌다”고 풀이했다.

오안다의 선임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 이후 금 가격이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인플레이션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면 우리는 이를 바로잡을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야는 “그건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다”면서 “하지만 투자자들은 현재의 경제 재개에 따름 장세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고서가 반드시 미 국채 수익률 급등세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는 금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금 가격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미 국채 수익률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연 1.61%에 호가가 나오는 등 지난 주말 대비 강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미 국채 수익률이 낮아지면 금에 대한 상대적 선호도가 올라간다.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달러화 약세도 금 가격 상승에 한몫한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화로 매겨지는 금값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어서다.

한편 은은 지난주에 주간 단위로 0.8% 하락했고 월간 단위로는 5.5%나 급등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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