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코로나19 방역조치 강화로 외출·외박이 통제된 신임장교들에게 “여러분들이 못 나가고 있을 때 여러분들의 여자친구, 남자친구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것”이라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자 4일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을 둘러싸고 잇단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남 총장은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로 주말 외출·외박을 나가지 못하는 신임장교들에게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실언을 해 논란이 증폭되자 뒤늦게 사과했다.
남 총장은 이날 “상무대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 현장지도 간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난 4월 중순 임관 후 상무대에 입교해 2개월여 동안 주말에도 제대로 된 외출·외박도 못하고 교육에 임하고 있는 신임장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신임장교들의 경직된 마음을 다독이며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친구를 예로 든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서 교육받고 있는 신임장교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남 총장의 문제의 발언은 지난달 21일 전남 장성 육군 상무대에서 갓 임관한 300여명의 포병장교 교육생 야외훈련 참관 뒤 훈시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두달 가까이 외출·외박이 통제된 장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교육수료 뒤 부대 배치 전 잠깐이라도 휴가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남 총장이 훈시 말미에 교육생들에게 “여자친구, 남지친구 있는 소위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여러분들이 여기서 못 나가고 있을 때 여러분들의 여자친구, 남자친구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것”이라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현장 분위기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발언이자 코로나19 방역조치 속 교육훈련으로 고생하는 신임장교들을 비아냥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를 언론에 제보한 익명의 제보자는 “아무런 맥락도 없이 갑자기 막말을 하고 바로 수고하라며 훈시를 끝내고 바로 퇴장했다”면서 “처음에는 모두 말 그대로 귀를 의심했고 훈시가 끝난 뒤 분노했다”고 했다.
이 제보자는 또 “외출·외박도 나가지 못하고 열심히 훈련받던 교육생들에게 상당히 모욕적인 말”이라고 했다.
남 총장의 사과가 언론에 보도되고 논란이 되자 2주나 지나서야 나왔다는 점에서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지우기 어렵다.
이에 앞서 남 총장은 지난달 28일에는 육군훈련소의 코로나19 과잉방역조치와 격리 장병 부실급식 제공 등 논란으로 비판이 쏟아지자 “최근 일부 부대에서 용사들에 대한 과도한 방역 조치로 인해 장병 기본권까지 침해하게 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당시 수일간 양치와 세면을 금지하고 용변보는 시간까지 통제한 육군훈련소의 과잉방역조치와 각급 부대에서 휴가 복귀 뒤 격리 장병에게 부실 시설 및 급식을 제공한다는 폭로가 줄을 이었는데 결국 육군 수장인 남 총장의 지휘책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육군 상무대의 한 병사가 가혹행위와 진료 지연 등으로 5개월째 제대로 걷지 못한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감사를 진행중이며 관련자는 규정에 따라 인사조치와 징계 등 엄중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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