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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물량 급감에 따라 ‘일단 사고 보자’는 주택 구매 광풍이 불면서 불법으로 규정된 ‘포켓 리스팅’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포켓리스팅이란 주택 등 부동산 매물을 MLS(Multiple Listing Services)를 통해 공개하지 않고 브로커(에이전트)의 자체 네트워크를 사용해 판매하는 것이다, 셀러의 사생활 보호 등 장점이 있지만 ▶일반 매매자들의 공정한 경쟁 기회를 뺏고 ▶한 브로커(에이전트)가 셀러와 바이어를 동시에 대변하는 듀얼 에이전트 형태가 될 경우 거래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인정되며 지난 2019년 11월 미부동산중개인연합(NAR)이 ’2020년 5월 1일부터 리스팅 접수 후 다음날까지 이를 MLS 사이트에 올려 공유해야 한다고 규정’하며 불법화 됐다.
부동산 포털 레드핀의 최근 집계(올해 1분기 기준)에 따르면 전체 리스팅 중 포켓 리스팅의 비율은 3%(16만 9000채)로 전년동기 (2.6%) 및 2019년(2.5%)대비 각각 0.4%와 0.5%포인트 증가했다.
단순 수치만 보면 지난 2년간 큰 변화가 없는 듯 하지만 전체 재고물량이 역대 최저치까지 감소하며 400만채 이상의 주택이 부족한 것을 고려하면 0.5%의 차이는 상당히 크게 작용한다.
현장 브로커들은 “재고물량이 넘쳐 났을 때는 다른 집이나 건물을 찾으면 그만이지만 지금과 같이 한 매물에 수십개의 복수오퍼가 붙는 상황이라면 정말 큰 차이가 있다”라며 “실제 에이전트간의 사적 네트워크를 통해 매물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고 바로 거래가 진행된다. 특히 수요가 더욱 많은 LA와 어바인, 풀러튼 그리고 이들 인근 지역의 경우 포켓리스팅 비율이 전국 평균의 3~4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NAR 등이 포켓리스팅을 불법으로 규정했음에도 다시 증가하는 것은 이 규정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포켓리스팅 금지 규정은 여러 가지로 우회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우회법은 오피스 익스클루시브(office exclusive)다. 이는 말 그대로 리스팅이 한 에이전시 안에서만 공유될 경우 이를 MLS에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두 번 째는 영화 예고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밍 순(coming soon)’ 매물로 돌리는 것이다.
이는 셀러와 에이전트가 구도로 판매 계약 합의를 본 뒤 정식 서류에는 사인을 하지 않는 방법이다. 에이전트는 ‘곧 매물로 나올 예정’이라며 이를 잠재적 셀러에게 보여주고 이 중 하나를 바이어와의 합의로 결정한다.
이후 이 매물이 리스팅에 나와도 이미 결정된 바이어가 바로 계약을 해 다른 바이어는 오퍼를 넣을 기회 조차 없다.
이외에도 부부가 이혼 절차를 진행 중이거나, 소유주의 사망에 따라 자산 분배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 포켓 리스팅을 통해 매물이 처분되는 사례도 있다.
실제 이런 커밍 순 매물은 각 브로커지의 웹사이트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데 고가 매물을 주로 하는 컴패스 등은 샌프란시스코 인근 지역 매물만 검색해도 커밍 순 매물을 수백 개 이상 찾을 수 있다.
대형 부동산 브로커지 켈러 윌리엄스 소속의 한 에이전트는 “부동산 포털이나 MLS에서 리스트를 찾기 보다는 각 지역의 최고 실적 에이전트를 검색한 후 이들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이들이 속한 에이전시 그룹의 웹사이트 및 SNS를 검색하는 것이 집을 찾을 가능성이 더 높다”라며 “매물이 빨리 소진되기 때문에 사전에 구매 가능한 금액만큼 모기지를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웹사이트를 검색하면 포켓 리스팅을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도 있지만 이 경우 합법성에 의문이 있어 바이어에게 권하지 않는다 “라며 “판매 기간이나 사생활 보장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를 하고 싶다면 포켓리스팅 보다는 MLS 등을 통한 공개 경쟁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