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람이 US오픈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며 환호하고 있다. 스페인선수로는 사상 첫 우승이다. [AP] |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나란히 5언더파로 피말리는 경쟁을 하던 상황. 17번홀 버디로 공동선두가 된 존 람(스페인)이 18번홀에서 까다로운 6m 슬라이스성 버디 퍼트를 그대로 성공시켰고 갤러리는 환호성을 질렀다. 15번홀에서 세컨드샷을 준비하던 루이 우스튀젠(남아공)에게도 이 함성이 들렸을 것이다.
6언더로 먼저 경기를 마친 존 람은 드라이빙레인지로 향해 연장에 대비한 연습을 시작했다.
운명은 우스튀젠의 17번홀(파4)에서 갈렸다. 좌측이 위험지역이라 페이드로 티샷을 시도했지만 볼이 당겨지며 페널티구역에 떨어지고 말았다. 벌타를 받은 우스튀젠은 3m 파퍼트 기회를 만들었지만 이를 놓치며 2타차로 뒤졌다.
이제 그에게는 18번홀(파5)만 남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티샷이 당겨져 러프에 떨어졌고, 247야드가 남았지만 도저히 투온을 시도할 수 없었다. 안전하게 페어웨이로 레이업한 우스튀젠은 샷이글을 노렸지만 핀을 지나갔다. 버디를 잡았으나 결국 1타가 모자랐다.
연습장에서 휴대폰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존 람은 아내와, 대학 선배인 필 미켈슨과 포옹하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6타차 선두를 달리다 코로나 확진으로 눈물을 머금고 기권해야했던 존 람이 메이저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존 람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 파인스 골프코스 남코스(파71·7676야드)에서 열린 제121회 US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람은 루이 우스튀젠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스페인 선수로는 사상 첫 US오픈 우승이다. 종전은 2000년 미겔 앙헬 히메네스가 기록한 2위가 최고성적이다. 상금은 225만 달러(약 25억5000만원)다.
17번홀 티샷 미스로 아쉽게 2위에 머문 우스튀젠이 마지막 홀 버디를 기록한 뒤 갤러리의 응원에 답하고 있다.[AP] |
3라운드까지 공동 1위였던 우스튀젠은 연속버디를 잡아낸 람에 선두자리를 내주고 단독 2위로 밀려났다. 17번홀 티샷미스가 뼈아팠다.
PGA투어에서 단 한차례 2010년 디오픈 우승을 거둔 우스튀젠은 메이저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었다. 하지만 올해 필 미켈슨이 우승한 5월 PGA 챔피언십에 이어 또 다시 메이저 2위에 머물렀고, 통산 6번째 메이저 2위(공동2위 포함)라는 달갑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람은 이달 초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까지 무려 6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던 중 코로나 확진 판정이 나오는 바람에 안타깝게 도중하차해야했다. 하지만 완치가 된 뒤 다시 US오픈을 준비해 도전했고 결국 우승컵을 품었다.
지난해 상식을 깨는 공략법으로 US오픈 챔피언에 올랐던 브라이슨 디섐보는 전반 한때 단독 선두로 나서며 2연패를 기대케했으나 후반 쿼드러플 보기(파4 17번홀) 등 무려 8타를 잃으면서 무너져 공동 26위에 그쳤다.
임성재(23)는 5오버파 289타로 공동 35위, 김시우(26)는 6오버파 290타로 공동 40위에 올랐다.
메이저 최고령 우승기록을 세웠던 필 미컬슨(미국)은 11오버파 295타로 공동 62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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