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 안된 사국시대 무덤 속속 발굴, 백제 금동 귀걸이 부장 인골 발견

도굴안된 백제 귀족무덤. 1500년전 그는 누구일까.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는 부여 응평리 일원에서 도굴되지 않은 백제 굴식돌방무덤(橫穴式 石室墓, 횡혈식 석실묘)을 발견하고 유적의 훼손 방지와 보존을 위한 긴급발굴조사를 실시했다고 2일 밝혔다.

충남 부여군 초촌면 응평리 산 1-6번지 일대에 대한 발굴 결과 인골 2개(두개골)와 금동 귀걸이 등을 확인했다.

부여 응평리 일원에는 백제 사비기 고분이 다수 분포하고 있어 사비도성의 동쪽 외곽의 거점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발견된 고분은 토지 경지 정리 과정에서 천장석이 일부 훼손되면서 그 모습이 드러났는데, 내부에서 인골(두개골)을 비롯한 관재(棺材)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고, 도굴의 흔적도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발굴 직전 묻혀있는 금동귀걸이

고분은 굴식돌방무덤으로, 전체적인 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었다. 구조는 시신을 안치한 현실(玄室)과 연도(羨道:고분의 입구에서 시신을 안치한 방까지 이르는 길), 묘도(墓道:무덤의 입구에서부터 시신을 두는 방까지 이르는 길)로 이루어졌는데, 현실의 오른쪽에 연도가 위치한다. 현실의 규모는 길이 220cm, 너비 110cm, 높이 115cm이고 단면 형태는 육각형인데, 이러한 양상은 백제 사비기에 유행하였던 전형적인 석실묘 형태다. 고분은 잘 다듬은 대형의 쪼갠 돌(판석, 板石)을 이용해 축조됐다.

금동제 귀걸이는 피장자의 위계와 신분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데, 귀족무덤으로 추정되는 부여 능안골고분군, 염창리고분군 등지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또한, 2개체의 인골과 묘도부 토층에서 확인되는 두 차례의 굴광 흔적은 당시 매장풍습인 추가장(追加葬: 한번 매장한 이후 추가로 매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연구소는 수습된 인골에 대해서는 고고학, 법의인류학, 유전학, 생화학 등 관련 전문가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피장자의 성별, 나이, 사망시점 등을 분석하고, 더 나아가 백제 시대 사람의 모습을 복원하고, 출토된 목관 부속구를 기반으로 목관을 복원하고 입관, 운구 등과 같은 매장습속도 규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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