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감소효과’가 사라졌다…수도권 거리두기 조정 없던 일로?

국내 신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사흘 700명대를 기록한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해외입국자들이 방역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고 있다. [연합]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여기에 해외유입 사례까지 늘고 있다. 특히 보통 주말·휴일에는 검사 건수가 줄면서 확진자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번 주에는 이례적으로 700명대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당분간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말임에도 700명대…서울도 6개월 만에 최다=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일요일 확진자(5일 0시 기준) 711명은 올해 1월 4일(1020명) 이후 26주 만에 최다 기록이다.

그간 300∼600명대를 오르내리던 신규 확진자 수는 수도권의 잇따른 집단감염 여파로 며칠 새 700명대를 거쳐 800명대까지 급증한 상황이다. 최근 1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595명→794명→761명→825명→794명→743명→711명이다. 1주간 하루 평균 약 746명꼴로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693명으로 700명에 육박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확진자는 지난달 30일 이후 엿새째 전체 지역발생 확진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날도 지역발생 644명 중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비중이 81.8%에 달했다.

무엇보다 전날 하루 서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만 307명에 달한다. 하루 전(3일) 289명보다 18명 많고, 지난주 같은 요일(6월 27일) 185명보다는 122명이나 늘었다. 일요일 기록으로는 올해 1월 3일(329명)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서울의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해 말 300명대 이상으로 급증했다가 올해 들어 서서히 줄어 1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는 대체로 100명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4월 중순부터 다시 늘기 시작해 지난달 29일 375명으로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후 최근 닷새간 333→346→359→289→307명으로 지난해 말 대유행에 버금가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마포구의 음식점과 수도권 영어학원 8곳을 잇는 집단감염 사례에서는 누적 확진자가 301명으로 불어났다. 이 밖에 서울 노원구 실내체육시설(누적 12명), 경기 화성시 어린이집(11명), 강원 강릉시 축구단(8명) 등 다양한 일상 공간에서도 신규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해외유입 확진자도 증가 추세다. 이날 해외유입 확진자는 67명으로 전날(81명)보다 14명 적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같은 해 7월 25일(86명)과 전날(81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신규확진자 100명중 7명은 델타 변이 감염자…“빠른속도로 증가”=특히 최근 신규 확진자 100명 중 7명이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형’ 변이 감염자인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표본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환자가 100명 발생했다고 하면 델타 변이는 7명 내외”라면서 “현재 델타 변이가 우세적으로 가고 있지는 않지만, 속도 면에서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델타 변이는 2개월 전에는 1%도 안 나왔으나 현재 7%까지 증가했기 때문에 이 변이가 ‘알파형’이나 다른 변이에 비해서는 빠르게 감염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알파·베타·감마·델타 등 주요 변이 4종 중에서 델타 변이 비중은 4월 7.3%에서 5월 12.8%, 지난달 18.2%까지 늘어나는 등 국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 거리두기 조정 없던 일로?=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를 비롯해 코로나19가 급확산함에 따라 오는 8일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당기간 지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 거리두기를 시행하려면 현재 확진자 규모에 맞게 3단계로 올려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애초 수도권에 2단계를 적용할 계획이었다. 수도권의 최근 1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546명으로 새 거리두기 기준으로 이미 3단계(500명 이상) 범위에 들어온 상태다.

정부는 이에 앞서 전날 수도권에 대한 추가 방역조치를 발표했다. 우선 수도권에서는 백신 접종자라 하더라도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이달부터 백신을 한 차례라도 맞은 사람은 공원·산책로 등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으나 수도권에 한해서는 이런 인센티브 조치가 제한되는 셈이다.

또 수도권에서는 오후 10시 이후 공원과 강변 등에서 야외 음주도 금지된다. 아울러 정부는 유행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수도권 내 학원·교습소, 실내체육시설, 종교시설, 노래연습장, 목욕탕, 유흥시설, 식당·카페 등 고위험 다중이용시설 7종을 대상으로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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