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0년간 국내 배터리 사업에 15조 투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충북 청주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제2공장에서 열린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 ‘K-배터리, 세계를 차지(charge)하다’에서 행사에 앞서 LG에너지솔루션 정근창 소장의 안내를 받으며 관련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과 생산라인 증설 등에 10년간 총 15조원이 넘는 국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세계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글로벌 배터리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8일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 2공장 부지에서 열린 ‘K-배터리 발전 전략 보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내 투자전략을 발표했다.

LG엔솔 12.4조, LG화학 2.7조…R&D·증설에 투자

김종현 사장은 “LG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분야에 9조7000억원 등 총 15조1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하고, 국내 8000여개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12조4000억원, LG화학이 2조7000억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LG의 이번 투자전략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국내 배터리 R&D 및 생산기술 삼각허브 구축 ▷LG IBT 설립을 통한 배터리 전문인력 육성 ▷소부장 업체 협력을 통한 밸류체인 강화 등이다.

‘배터리 삼각허브’ 충북 오창-대전-마곡 잇는다
국내 배터리 R&D 생산기술 삼각 허브.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먼저 충북 오창 1·2공장과 대전 R&D 캠퍼스, 수도권(서울 마곡·경기 과천)을 중심으로 ‘배터리 R&D 및 생산기술 삼각 허브’를 구축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2공장을 스마트 팩토리 전초기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2023년까지 약 37만7000㎡부지에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한 파일럿 설비와 스마트형 공장 차세대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서 축적한 차별화된 공정기술을 해외 생산기지에 전파할 방침이다.

2009년 전기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오창1공장은 국내 수주 물량 생산과 함께 전체적인 글로벌 물량 조절 기능을 담당한다. 현재 오창1공장은 연간 17GWh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6700여명이 자동차전지, ESS전지, 소형전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대전 R&D 캠퍼스는 고용량 사원계 양극재, 고용량 실리콘계 음극재 등 차세대 소재 및 미래형 공정 혁신을 통한 제품의 차별화를 이끌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전에 2023년 말까지 연구동도 추가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곡·과천 등 수도권 연구소는 리튬황·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전지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신사업 인큐베이션·오픈이노베이션 거점으로도 활용해 스타트업과 협업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오창에 세계 첫 배터리 교육기관 LG IBT 설립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2공장에 LG IBT(Institute of Battery Tech)를 세워 차세대 배터리 전문 인력 조기 육성에도 나선다.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전문 교육기관을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IBT 파일럿 과정을 시작한 바 있다.

LG IBT는 최대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1층~지상 6층에 연면적 19만500㎡ 규모가 될 전망이다. 2023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올해 11월 착공할 예정이다.

소재 국산화로 K배터리 공급망 두텁게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충북 청주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제2공장에서 열린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 ‘K-배터리, 세계를 차지(charge)하다’행사를 마치고 LG에너지솔루션 시험연구센터 착공식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연합]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다수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와 공동개발 및 품질개선 활동 등 협력을 강화하고, 수출을 확대해 배터리 밸류체인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년간 국내 소부장 업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한 결과 최근 3년간 국산화 비율을 소재 43%, 부품 72%, 장비 87%까지 높였다. 아울러 2019년부터 협력사 교육 프로그램 ‘동반 성장 아카데미’도 운영하며 배터리업계 전반의 질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품질부문 신규 과정도 개설할 계획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가 현재 기준 18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수주잔고가 130조원 수준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김종현 사장은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처음 발을 내디딘 것처럼 LG는 1999년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 이차전지 양산을 시작했고, 2009년 세계 최초로 현대차와 협력해 리튬이온 전지를 자동차에 적용한 이후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며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도해 K-배터리가 글로벌 1위를 지킬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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