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뷰] 미래 먹거리 찾는 젊은 총수들, ‘로봇’에 꽂히다

[헤럴드경제=산업부] “미래에는 로봇이 사람 곁에서 상시 도움을 주는 비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로봇이 알아서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사람은 좀 더 생산적인,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지난 3월 타운홀미팅)

젊은 총수들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로봇을 주시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비대면 관련 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향후 의료를 비롯한 산업 전 분야에서 로봇이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면서 총수들 역시 발빠르게 ‘고지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6면

23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로봇 사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기술 개발과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전 세계 로봇시장 규모가 오는 2024년 1220억 달러(약 13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 대비 4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로보틱스 관련 사업 진출 채비를 마쳤다. 지난달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전문 업체인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것은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정 회장이 인수를 적극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기업가치만 약 11억 달러(약 1조2500억원)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략적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기술 및 사업과 시너지가 예상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 지분 인수를 통해 산업용 로봇 시장 진출 의지를 밝혔다.

LG전자는 로봇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로봇 중심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는 중이다. ‘LG 클로이 서브봇’은 스스로 승강기를 타고 내리며 자유롭게 층간을 이동할 수 있는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이며, ‘LG 클로이 바리스타봇’은 올해 초 한국커피협회로부터 국내 최초로 ‘로봇 브루잉 마스터’ 자격증을 획득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제로봇학회에서 실내외 통합배송 로봇을 처음 공개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첫째 아들 김동관 전략부문장은 그룹의 인공지능(AI) 및 모빌리티 역량을 접목한 첨단 협동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제조업 현장의 자동화 트렌드에 대응해 사람과 협업하는 로봇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과 정유업을 주축으로 하는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정기선 부사장 지휘 하에 미래 먹거리로 로봇사업 강화에 나섰다. 산업용 로봇 개발을 주력으로 하면서 개인 로봇 서비스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연평균 30% 성장이 전망되는 로봇 시장은 미래 먹거리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분야”라며 “하지만 글로벌 경쟁자들과 비교해 가격 등 측면에서 여전히 열세인 부분도 있어,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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