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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의 신규주택과 기존주택 시장이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건수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연방 상무부는 26일 지난달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 건수가 전월 대비 6.6%, 전년동기 대비 19.4% 감소한 67만 6000채(연중 조정치 적용)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 등 전문가 예상치 79만 5000채(3.4% 증가)를 크게 하회한 것으로 지난 14개월래 최저치다. 5월 판매수치도 기존 76만 9000채에서 72만 4000 채로 하향 수정됐다.이로써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건수는 지난 1월 15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판매가 감소하며 가격 인상 속도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거래된 신규주택의 중간가격은 36만 1800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1% 상승했지만 전월 37만4000 달러와 비교하면 5%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중서부를 제외한 전 지역의 판매가 감소했다. 주택 거래수 기준 최고인 남부가 7.8%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서부가 5.1% 그리고 북동부가 27.9% 감소했다. 반면 동부는 5.7% 증가했다.
판매가 줄면서 재고물량도 숨이 트였다. 지난달 현재 미국의 신규 주택재고 물량은 전월 5.5개월(33만채)에서 6.3개월(35만 3000채)로 7% 증가했다.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단순히 거래가 감소한 것보다는 자재, 인건비, 그리고 부지 가격이 동시에 오르며 분양가격 자체가 전년동기 대비 12%가량 인상되며 바이어들의 구매력이 약화됐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시장 유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20만 달러 전후 가격대의 주택 거래가 전체 2%에 불과한 상황이다. 여기에 거래 주택의 77%가 아직 착공조차 하지 않았거나 건설 중인 것을 고려하면 구매자들이 주택에 실제 입주할 수 있는 시기도 확실하지 않다. 긍정적인 부분은 자재 가격이 6월 이후 뚜렷하게 내리고 있고 공사 허가를 받고 착공을 앞둔 주택의 수도 2006년 10월 이후 최고치에 달할 만큼 업체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회복 추이와 변종 바이러스 확산 여부에 따라 판매건수가 월별로 심한 변화를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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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주택 판매 증가·중간가격 최고: 판매건수가 줄며 중간가격도 내린 신규주택과 달리 기존주택 시장은 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서며 중간가 역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6월 기존주택 거래 건수는 전월 대비 1.4%, 전년동기 대비 22,9% 증가한 586만채(연중조정치 적용)을 기록했다.
판매건수가 월가 예상치(2.2%증가, 593만채)를 하회했지만 판매수 기준 5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중간가격 역시 전년동기 대비 23.4%나 오른 36만 3300달러(전년동기 대비 112개월 연속 상승)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존주택 재고물량도 소폭이나마 증가했다. 6월말 재고물량은 전월 대비 3.3% 증가(전년동기 대비 18.8% 감소)한 125만채로 현재의 판매 속도를 고려할 때 2.6개월 분량이다.
지역별로는 북동부가 2.8% 증가(74만채, 전년동기 대비 45.1% 증가)하며 중간가 41만 2800달러(전년동기 대비 23.6% 증가)를 나타냈고중서부는 거래가 3.1% (133만채, 전년동기 대비18.8% 증가)늘면서 중간가격 또한 27만 87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5% 올랐다.
거래 건수 기준 최다인 남부는 판매건수가 전월 대비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4%증가한 259만채를 기록했고 중간가는 2020년 6월 보다 21.4% 오른 31만1600달러로 집계됐다.
서부는 거래가 120만채로 1.7%(전년동기 대비 23.7%) 늘었고 중간가격은 17.6% 오른 50만 7000달러였다.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경제학자는 “보다 많은 주택 소유주가 리스팅에 매물을 올리면서 재고 부족 현상이 조금 개선됐다”라며 “오는 2022년 경에는 주택 가격이 가구 소득과 비슷한 속도로 오르는 이상적인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시기가 되면 현재 개발에 들어간 신규주택도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할 것이다. 자금력이 풍부한 투자자의 경우 주택 구매에 어려움이 없겠지만 생애 첫 주택 구매자 등은 재고물량 압박에 따라 가격이 크게 오른 집을 사는 것이 부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