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남자단식의 허광희가 28일 열린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세계 랭킹 1위 일본의 모모타 켄토를 2-0으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사진=AP] |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변은 28일 밤 배드민턴장에서 벌어졌다. 개막식에서 올림픽기를 들고 입장한 배드민턴 세계1위이자 일본의 슈퍼스타 모모타 켄토를 상대로 압승한 허광희(26·삼성생명) 이야기다.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허광희는 조1위로 8강행 급행열차를 탔다.
허광희는 28일 밤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배드민턴 남자단식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금메달 후보인 세계 1위 모모타 켄토(27)를 52분만에 2-0(21-15, 21-19)로 누르고 8강으로 직행했다. 세계 1위 모모타가 받아뒀던 8강행 1번 시드를 허광희가 차지한 것이다.
허광희는 지난 26일 열린 A조 1차전에서는 미국 티머시 람을 2-0(21-10, 21-15)로 가뿐하게 누르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2차전에선 모모타를 만났다. 그러나 한국에선 허광희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스포츠팬들과 방송은 온두라스와 벌인 축구 B조 3차전의 대승(6-0)과, 네번째 금메달을 한국에 안긴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에 열광하고 있었다. 방송사들의 TV 생중계 리스트에서도 허광희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허광희의 세계 랭킹은 38위고, 2차전 상대는 세계 랭킹 1위 모모타였기에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허광희 본인 역시 이같은 정황을 알고 있다. 그는 모모타를 제압한 뒤 인터뷰에서 “누가 봐도 모모타가 이길 경기였다. 모모타는 세계랭킹 1위다. 저는 랭킹이 훨씬 낮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달려들었는데 잘됐다”고 말했다.
모모타는 충격에 빠졌다. 모모타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끝까지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하지 못했다. 특히 1세트에서 연속 10실점의 흐름을 막지 못한 채 어느새 세트가 끝났다. 끝까지 힘든 경기를 했다. 준비를 단단히 했지만 이런 결과를 보여 죄송하다”며 울었다.
일본의 배드민턴 슈퍼 스타가 조별 예선에서 떨어지자 일본 역시 충격이 빠졌다. 외신들은 “일본의 테니스 슈퍼스타 나오미 오사카가 무너진 다음날 또 한명의 세계 1위 배드민턴 슈퍼 스타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며 긴급뉴스를 타전했다.
허광희는 이제 8강 준비에 돌입한다. 2경기를 더 이기면 결승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