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베이비시터 등 가정방문 돌봄도우미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할지 고민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아이클릭아트]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서울 강서구에서 10개월된 딸을 키우며 복직을 준비 중인 이모(34) 씨는 베이비시터에게 마스크 착용을 부탁할지를 놓고 몇 달째 고민했다. 가끔 집에 오는 어머니는 마스크를 벗고 아이를 돌보는데, 같은 50대인 베이비시터에게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게 부적절해 보일까 우려해서다. 이씨는 “돌도 안 된 아이랑 한나절 이상 집에 같이 있는데, 솔직히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예의가 없어 보이거나 기분 나빠할까 봐 선뜻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지속되면서, 베이비시터·산후도우미 등 가정방문 도우미들에 대한 방역수칙 준수 요구를 놓고 엄마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 가까이 발생하는 상황이지만 종일 아이를 돌보는 50~60대 도우미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해도 되는지 걱정이 앞서는 모습이다.
등·하원도우미의 도움을 받고 있는 워킹맘 배모(38) 씨도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종일 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전 1시간·오후 3시간 동안 아이를 돌보면서 식사·세면·목욕 등을 챙기는 터라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배씨는 “이모님이 60대여서 이미 1차 백신을 맞았고, 8월에는 2차 접종도 할 예정이라 굳이 말을 하진 않았다”며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집에서 먼저 조심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한 달간 산후도우미의 도움을 받았던 A(36) 씨는 먼저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 베이비시터가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후 온 가족이 급히 진단검사를 받고 자가격리를 했다는 주변 사례를 보니, 후회하느니 예민해지자는 생각이 들어서다. A씨는 “다행히 이모님이 당연히 사정을 이해한다며 집에서 계속 마스크를 썼다”며 “신생아가 있어 에어컨을 늘 틀고는 있지만 마스크 때문에 덥고 불편할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실내에서도 상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집이라고 해도 가족 등 동거인 외에 외부인이 있다면 마스크를 쓰고 하루에 최소 3차례, 10분 이상 환기하도록 하고 있다. 베이비시터업체도 아이를 돌보는 시간엔 마스크 착용, 열 체크, 손 세정 등을 당부하고 있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도우미가 코로나19에 걸리면 아이들은 곧바로 감염될 위험이 크다”며 “아이 얼굴을 마주하고 돌볼 때는 엄마의 마음처럼 마스크를 꼭 쓰고 손 위생, 환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10명으로, 높은 확산세를 이어갔다. 한 달 가까운 24일째 네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28일에는 1896명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곧 하루 2000명 넘는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