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부통령 시절 아프간 철군 시 주민 피해 걱정에 “엿먹으라”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년 전 부통령 시절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군할 경우 주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에 “우리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미 시사매체 애틀랜틱의 지난 3월 기사를 재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0년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철군을 주장하면서 이같이 발언했다는 것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프간·파키스탄 특사인 리처드 홀브룩과 대화하면서 미국은 여성 또는 누구에게라도 미칠 영향과 무관하게 아프간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고 애틀랜틱은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홀브룩 전 특사가 남긴 기록에 담겼다고 한다.

그때 홀브룩은 아프간 소녀들이 학교에 갈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미국의 의무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1973년 동남아시아 내 미군 철수가 역사적 교훈이 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엿먹으라고 해”라는 욕설을 내뱉고는 “우리가 그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베트남에서 그렇게 했다. 닉슨과 키신저가 그렇게 상황을 넘어갔다”고 답했다.

이는 당시 대통령이던 리처드 닉슨,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던 헨리 키신저가 1973년 베트남전쟁에서 미군 철수를 결의했던 것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2년 뒤인 1975년 사이공(현 호찌민)이 북베트남에 함락되면서 베트남이 공산화했고, 미국은 가까스로 현지에서 철수하면서 패전하는 ‘굴욕’을 남겼다.

영국 매체인 인디펜던트는 바이든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두고 “당시 미군과 함께 철수하지 못하고 남베트남에 남겨졌던 수십만명이 공산당의 이른바 ‘재교육’ 캠프에 강제 수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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