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퀴즈쇼 ‘제퍼디’ 새 진행자, 이틀 만에 쫓겨났다

간판 트레벡 사망후 발탁 책임프로듀서 리처즈, 과거 여성·유대인 비하 발언 

 제퍼디의 책임프로듀서에서 새 진행자로 변신했던 마이크 리처즈[연합]

제퍼디의 책임프로듀서에서 새 진행자로 변신했던 마이크 리처즈[연합]

미국의 인기 TV 퀴즈쇼 ‘제퍼디’(Jeopardy)가 37년 만에 새로 뽑은 진행자를 이틀 만에 퇴출시켰다.

제퍼디의 책임프로듀서에서 새 진행자로 변신했던 마이크 리처즈(46)는 20일(현지시간) 제작사 소니 픽처스(Sony Pictures) 명의의 성명을 통해 “나의 부적절한 과거 발언들이 새로 출발하는 제퍼디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팬들에게 혼란을 안겼다”며 “진행자 자리에서 즉각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퇴 결정은 리처즈가 과거에 여성과 유대인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인터넷 매체 ‘링거’(The Ringer)에서 공개되며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USA투데이 등 주요 매체들이 전했다.

미국 최대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은 지난 19일 철저한 조사와 진행자 교체를 요구한 바 있다.

소니 픽처스는 리처즈가 2013년과 2014년 코미디 팟캐스트 ‘랜덤쇼’(The Randumb Show)를 진행하면서 누군가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그에게 입장을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리처즈가 지난 2년간 책임프로듀서로서 제퍼디 팀을 잘 이끌어왔다면서 “앞으로도 본래 자리에서 전문적 역량을 발휘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리처즈는 책임프로듀서 자리는 유지한다.

미국의 최장수 TV 퀴즈쇼 제퍼디는 1984년부터 줄곧 진행을 맡아온 인기 방송인 알렉스 트레벡이 췌장암 투병 끝에 작년 11월 세상을 떠나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제작진은 트레벡 사후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초청해 진행을 맡기는 방식으로 후임자를 물색한 끝에 지난주 리처즈를 최종 낙점했다. 보조 진행자로는 배우 마임 바이알릭(45)이 선택됐다.

ABC 방송에 따르면 제퍼디 제작진은 지난 19일 리처즈가 진행하는 새 시즌의 첫 회분을 녹화하기 시작했으나 20일 녹화 일정은 취소됐다.

소니 픽처스는 제퍼디 새 시즌을 객원 진행자 초청 방식으로 되돌려 시작하고 고정 진행자를 다시 찾을 계획이다.

(시카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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