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융사, AI 활용 고객 유치 제동 걸리나…SEC 위원장 “새 규칙 마련 검토”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금융회사가 사용하는 인공지능(AI) 등을 통한 ‘디지털 고객 참여 혁신’을 기존 규칙으로 규율해야 하는지, 새로운 규칙이 필요한 건지에 관해 조만간 대대적인 검토를 할 방침이다.

주식 소매 중개회사, 자산 관리자, 로보어드바이저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움직임이다. 금융회사가 이런 수단을 통해 매출이 더 높은 상품으로 고객을 유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게리 겐슬러 SEC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이 주제에 대한 SEC의 생각은 초기 단계이지만 예측 분석, 차별화한 마케팅, 고객 참여를 최적화하도록 고안된 행동 촉발 요소에서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혁명을 설명하기 위해 규칙을 새롭게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변혁기에 있다”며 “데이터 분석과 AI가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참여, 공정성과 편견에 대해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 되돌아보고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했다.

SEC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1월 ‘밈 주식(meme stock·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며 주가가 급등한 종목)’ 사태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 고객 참여를 최적화하도록 설계된 게임화(gamification)한 주식 중개 관행을 SEC는 철저히 조사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 5월 의회 청문회에서 주식 중개의 게임화에 대해 대중의 의견을 구하겠다고 했고, 이젠 SEC가 자본시장에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디지털 참여 관행의 전반을 조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특정 행동 촉발 요소가 잠재적으로 투자 조언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참여 관행 마케팅은 언제 조언이 되고, 언제 권고가 되며, 주의 의무는 뭔지에 대해 질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이런 수단이 차별적 행동을 영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규제 당국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머신러닝이든 딥러닝이든 분석에 쓰이는 데이터는 이미 존재하는 사회의 편견을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관련해선 “SEC가 계획한 새로운 SPAC 규칙은 거래 비용과 후기 투자자가 희석되는 방식에 대한 공개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증시에 상장돼 있는 SPAC이 특정 비상장 회사를 인수합병(M&A)해 이 기업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투자 단계별 손익이 드러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초기 투자자이기도 한 SPAC 후원자가 후기 투자자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겐슬러 위원장은 “모든 단계에서 비용을 생각해 보라. 처음엔 후원 비용, 인수 비용, 변호사 비용이 있다”며 “이 모든 게 매우 집약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에 추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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