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크기만한 기름막, 지중해 덮었다

기름 유출로 생성된 유막이 시리아 바니야스 해안가 앞에 도달한 모습. 해당 위성 사진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찍혔다. [A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지중해와 접한 시리아의 가장 큰 정유공장에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해 심각한 해양 오염이 우려된다.

31일(현지시간) CNN·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시리아 서부 타르투스주 항구도시 바니야스의 정유공장 내 연료탱크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시리아 정부 관계자는 “23일부터 기름이 조금씩 유출되고 있었다”며 “1만5000t의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가디언은 지중해에 위치한 키프로스 섬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리아 공장에서 2만t의 기름이 유출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리아 전력 장관은 지난달 30일 현지 언론에 실제 기름 유출 규모는 2∼4t이며,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기름 유출로 지중해에는 미국 뉴욕시 면적과 맞먹는 800㎢ 규모의 유막이 형성됐다고 CNN은 전했다.

키프로스 해양수산부는 기름 유출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으로 돌린 후 “향후 24시간 안에 유막이 키프로스 북단의 아포스톨로스 안드레아스 곶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시리아의 바니야스 지역과 130㎞ 이상 떨어져 있다.

바니야스 인근 해안에서는 유출 사고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청한 현지 주민은 CNN방송에 “해안가가 너무 오염돼 이곳에서 생계를 꾸리기 힘들어졌다”며 “정부는 스펀지와 물 호스를 든 사람만 보냈지만 스펀지만으로 치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접경국인 터키도 기름 유출 문제를 파악하고 기름 수거를 위해 배 2척을 급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중해에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가 난 것은 올해로 두 번째다. 지난 2월 이스라엘 해안에서 기름이 유출된 바 있다. 이는 레바논 해안 전역에 타르 퇴적물을 남겨 해변을 황폐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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