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강남지점은 ‘북적북적’ [금융권 ‘대출계엄’ 진풍경 2제]

“강남에 있는 은행지점은 기업금융을 하는 곳인데도 대출 받으러 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어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현상인데 요즘 더 해졌습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의 전언이다. 시중은행의 갑작스럽고도 강력한 가계대출 중단으로 지방은행에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까지 3분기 한도를 다 소진하는 등 도미노처럼 대출 중단을 이어가고 있는 시중은행 고객이 ‘돈 나올 곳’을 찾아 이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지방은행 역시 금융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여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내’로 줄였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대출 총량은 아직 여유가 있다.

DGB대구은행은 9월 중으로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100% 이내로 조절하기 위해 검토중이다. 부산·경남은 지난달부터, 광주은행은 이날부터 시행한다. 지방은행의 신용대출은 조여지지만, 주택담보대출은 변동 없이 판매될 예정이다.

각 사 실적자료를 보면 전북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분기 말 기준 2조4805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20% 감소했다. 광주은행도 6조24981억원으로 작년 대비 2.3% 증가에 그쳤다. 기업금융 비율이 높은 부산·경남·대구은행 역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지방은행은 중소기업 의무대출비율을 60% 전후로 지키고 있다. 중소기업 의무대출비율 제도는 은행의 원화대출 증가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 대출로 채우도록 한 것이다. 시중은행은 의무비율이 증가액의 45% 이상인 반면 지방은행은 60% 이상을 의무화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 특성을 고려해 가계대출 한도를 당국과 개별적으로 협의했다”고 전했다.

지방은행 ‘애플리케이션(앱)’도 대출을 늘리는 요인이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최근 비대면 주택·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앱을 이용하면 최저 2.89%, 3%가 넘지 않는 금리가 적용된다.

한 지방은행의 디지털전략부서 관계자는 “투자상품도 늘리고 무엇보다 비대면 대출이 직관적으로 가능하게끔 상시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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