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점차 커지고 있다.
리얼터 닷컴은 최근 2021년 현재 미국의 주택 재고물량이 수요에 비해 약 524만채나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는 인구조사국 센서스가 지난 2012년 1월에서 2021년 6월까지의 약 10년간 주택 시장을 분석한 자료를 인용한 것이다.
센서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월에서 2021년 6월까지 약 10년간 주택 구매를 원하는 수요는 1230만가구에 달했는데 실제 시장에 공급된 물량은 700만채에 그쳐 약 500만채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공급 부족은 시간이 갈 수록 더욱 커져 지난 2019년 384만 채이던 것이 불과 2년만에 524만채로 무려140만채나 증가했다.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코로나 19확산 이전 5년 동안에도 수요와 공급의 격차는 이미 커지고 있었다”며 “팬데믹으로 인해 경기가 일시적으로 침체됐지만 역대 최저 수준의 모기지 금리와 자기 격리 및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사적 공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개인주택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반면 공급의 경우 개발을 위한 토지 및 숙련공 부족, 융자 조건 강화, 그리고 건설 자재의 가격 폭등 등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실제로 최근 개인주택의 공급속도는 지난 1995년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당분간은 물량 부족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미 최대 건설업체인 풀트 그룹의 라이언 마셜 CEO 역시 주택 건설을 위한 자재공급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착공 및 완공 속도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체들은 이에 주택 수주 물량을 낮추거나 개발 속도를 지연해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의 수를 일정하게 조절하는 상황이다.
한편 주택 공급 속도와 무관하게 가격으로 인해 시장에서 이탈하는 잠재적 주택 구매자가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중저가에 해당하는 30만달러(신규주택, 중간가 기준)대의 주택은 전체 거래량의 32%로 2018년 상반기 당시의 43%에 비해 11%포인트나 낮아졌다. 대부분의 분양 물량이 중고가 40~80달러 대에 맞춰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취약한 생애 첫 주택 구매자 등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밀려난 것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토지와 자재 그리고 인건비 자체가 크게 올라 중저가 주택으로는 마진을 남길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중고가 주택 개발에 치중하게 된다”며 “현재의 생산능력만으로는 이런 중고가 주택만을 공급하기에도 힘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문제는 신규는 물론 기존주택 역시 가격이 폭등했고 물량마저 부족해 수요(중저가 주택)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아파트 렌트비를 끌어올리게 돼 또 다른 문제를 만들게 된다”고 지적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