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사민당 주도 ‘신호등’ 연정 협상 개시…메르켈·라셰트 “숄츠 승리 축하” [인더머니]

올라프 숄츠(맨 앞줄 가운데) 독일 사회민주당(SPD) 총리 후보를 비롯한 사민당 소속 총선 당선자들이 29일(현지시간) 베를린 연방의사당에서 기념 촬영 중 박수를 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6년 만의 정권 교체에 도전하는 독일 사회민주당(SPD)이 본격적으로 캐스팅보트를 쥔 독일 녹색당과 자유민주당(FDP)과 연정을 위한 협상에 돌입한다.

29일(현지시간) 독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기후변화 대응을 기치로 내건 녹색당과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은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안나레나 배어복·로베르트 하벡 녹색당 공동대표와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민당 대표, 폴커 비싱 사무총장이 첫 회동을 하고 예비 연정 협상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두 정당은 내달 1일 재차 예비 협상을 한 뒤 녹색당은 3일 사회민주당(SPD)과, 자민당은 2일 기독민주당(CDU), 3일 사민당과 각각 차례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선에서 승리한 사회민주당(SPD)은 두 정당과 사민당 주도의 ‘신호등(사민당-빨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구성을 위해 굳은 의지를 갖고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라스 클링바일 사민당 사무총장은 “우리는 신호등 연정 구성을 위해 굳은 의지를 갖고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만나는 순서가 아니라 누가 최종적으로 연정 협약에 서명하느냐다”고 말했다.

배어복 녹색당 공동대표는 “우리는 선거 결과에 따라 진보적 연립정부 구성을 명확히 위임받았다”면서 사회민주당(SPD) 주도의 신호등 연정에 방점을 찍었다.

안나레나 배어복 녹색당 공동대표. [AFP]

26일 치러진 독일 연방하원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사민당은 25.7%, 중도 우파 성향의 기민·기독사회당(CSU) 연합은 24.1%를 득표해 사민당이 1.6%포인트 차로 승리했지만, 현재 두 정당 총리 후보 모두 연립 정부 구성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16년 만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뒤를 이을 총리 자리는 두 정당의 후보 중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는 후보가 차지하게 된다.

연립정부가 정당 상징색에 따라 사민당 주도의 ‘신호등 연정’이 될지, 기민·기사당 연합 주도의 ‘자메이카(기민당-검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이 될지는 제3당이 된 녹색당과 역시 두 자릿수 득표율을 얻은 자민당이 결정하게 된다. 누가 총리가 될지 캐스팅보트는 녹색당과 자민당이 쥔 셈이다

한편, 기민·기사당 연합도 이날 공식적으로 녹색당과 자민당에 공식 서한을 보내 연정 협상을 제안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기민·기사당 연합은 서한에서 “우리와 녹색당, 자민당의 연립정부는 미래지향적인 정책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면서 “이는 독일을 현대화하고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민 라셰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총리 후보의 모습이 담긴 사진. [로이터]

한편, 메르켈 총리는 총선 다음날인 27일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에게 선거 승리에 대해 축하 인사를 했다고 독일 정부가 이날 밝혔다.

메르켈 총리에 이어 기독·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가 된 아르민 라셰트가 사상 최악의 총선 패배에도 연립정부 구성을 주도해 총리직에 도전을 포기하지 않은 가운데, 상대 후보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라셰트 후보도 이날 메르켈 총리의 선거 승리 축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숄츠 후보에게 서한을 통해 선거 승리에 대해 뒤늦은 축하 인사를 했다고 AFP 통신이 기민당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