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욱·정영학·아이디에셋, 사무실 돌려쓰며 대장동 개발 추진

검찰 관계자들이 지난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검찰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와 관련자들의 사무실·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계열사 ‘천화동인’의 핵심 멤버들이 경영진으로 관여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2009년부터 설립돼 사무실을 공유하며 대장동 민간개발을 추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천화동인 4호 등기부등본을 보면, 남욱 변호사가 소유주인 천화동인 4호는 지난해 ‘엔에스제이홀딩스’로 이름을 변경한 데 이어 이달 1일 PFV ‘아이디에셋’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건물로 회사를 이전했다.

2015년 4월 설립된 아이디에셋은 천화동인 4호가 2019년 4월부터 사용하던 서울 서초구 사무실을 공유하고 있다가 천화동인 4호가 자사 건물로 들어온 날, 서울 구로구 구로동 사무실로 옮긴다. 해당 사무실은 남 변호사를 대표로 올해 1월 설립된 PFV ‘엔에스제이피엠’과 똑같은 주소다.

엔에스제이피엠은 남 변호사 아내인 방송기자 출신 정모 씨의 이니셜을 거꾸로 해 지은 것으로 알려진 곳으로, 엔에스제이홀딩스(천화동인 4호) 관계사로 추정된다. 엔에스제이피엠은 최근 역삼동 건물을 매입, 화천대유 배당금 재투자 의혹을 받고 있다.

아이디에셋은 2006년 설립 이후 대장동 민간개발을 추진하던 PFV ‘씨세븐’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도 있다. 씨세븐은 2009년 대장동 토지 취득을 위해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대장동 땅 여러 곳을 담보로 잡았는데 아이디에셋 정모(49) 전 대표가 소유한 대장동 토지도 포함됐다. 이 토지는 현재 성남 판교대장지구에 속해 있다.

씨세븐은 이후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PFV)’로 승계되고, 2011년에는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로 이름을 변경한다. 같은 해 남 변호사가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9년 회사 해산 때까지 대표를 맡았다.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는 실질적 시행사로 자산관리회사(AMC)인 ‘대장에이엠씨’를 둔다. 두 회사 모두 2009년 12월 설립됐으며 구조는 현재 성남의뜰(PFV)-화천대유(AMC)와 유사하다.

대장에이엠씨가 설립 후 처음 쓴 분당 서현동 사무실은 씨세븐,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와 동일한 곳이다. 2011년부터 해산 때까지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와 수내동, 대장동에서 사무실을 공유했다. 또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대장에이엠씨 공동 대표를 맡았다.

결국 2009년 씨세븐-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대장에이엠씨가 추진하던 대장 민간개발이 성남의뜰-화천대유-천화동인의 민관개발로 구조와 형태가 바뀌었을 뿐,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12년간 깊게 관여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2009년 씨세븐의 대장동 토지 매입 과정을 아는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당시 씨세븐이 앞장서서 토지 매입을 하고 있었지만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이름을 들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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