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이냐 ‘자메이카’냐…獨연정 어디로

독일의 제3당 녹색당과 자유민주당 은 28일(현지시간) 공식 회담을 통해 예비 연방 정부 협상을 개시했다. 왼쪽부터 폴커 비싱 자유민주당 사무총장, 안나레나 배어복 녹색당 공동대표,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유민주당 대표, 로베르트 하벡 녹색당 공동대표. 이들은 회담 직후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AFP]

독일의 사회민주당(SPD·이하 사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가운데 녹색당과 자유민주당(FDP·이하 자민당) 수뇌부가 예비 연방 정부 협상을 개시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녹색당과 자민당은 28일 연정 협상을 위한 1차 회담을 가졌다.

두 정당 수뇌부는 협상 이후 인스타그램에 단체 사진을 게시하며 “우리는 새로운 독일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공통점을 찾고 있다. 아주 신나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진행된 회담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환경 의제에 초점을 두는 녹색당과 친기업 성향을 띤 자민당은 지난 26일 중도좌파 사민당의 독일 총선 승리 이후 연정 구성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번 독일 총선에서 25.7%를 득표해 승리한 사민당과 24.1%를 득표한 기독민주연합(CDU·이하 기민당)·기독사회연합(CSU·이하 기사당)은 양당 연정을 구성할 만큼 충분한 표를 얻지 못했다. 사민당이 과반을 확보하려면 최소 두 개의 정당과는 뭉쳐야 한다. 이에 사민당은 3자 연대인 ‘신호등’(사민당-빨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이자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신호등 연정’을 강력 지지하며 “독일의 발전을 향한 다르고도 같은 생각을 가진 세 개의 정당이 뭉쳐 하나의 정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호등 연정이 실패할 경우 ‘자메이카(기민·기사당-검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이 결성될 가능성도 있다. DPA통신에 따르면 기민·기사당 연합은 녹색당과 자민당에 공식 서한을 보내 연정 협상을 제안한 상태다.

기민·기사당 연합은 서한에서 “우리와 녹색당·자민당의 연합은 독일을 현대화하고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적으로 독일 연정이 사민당 주도의 ‘신호등 연정’이 될지, 기민·기사당 주도의 ‘자메이카 연정’이 될지는 녹색당과 자민당의 결정에 달려 있다. 두 정당의 후보 중 연정 구성에 성공하는 후보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임으로 지목된다.

녹색당과 자민당은 10월 1일 2차 협상을 한 뒤 3일 사민당과 만날 예정이다. 자민당은 2일 기민당과 3일 사민당을 만날 계획이다. 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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