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손에 결과 바뀐 日 자민당 총재 선거…건재 과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지난 29일 치러진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과시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판을 깔고 아베가 결과를 만든 선거였다.

아베는 지난 29일 치러진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과시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일본 정치 전문가는 한목소리로 유권자 선호도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려온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이 총재 도전에 실패하고 고배를 마신 데는 아베의 힘이 절정적이었다고 평가한다.

아베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총재 선거에 출마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이 선전해 발생한 표 분산 효과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지지를 받는 후보의 탄생을 가로막았고, 파벌의 영향력이 강한 결선 투표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당 정무조사회장이 여유 있게 당 총재로 당선되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카이치는 애초에 출마에 필요한 추천인 20명을 확보할 수 있는지조차 불투명했는데 아베의 도움을 받아 출마했다.

아베는 4명의 후보 중 자신과 신조(信條)가 가장 비슷한 다카이치를 전폭적으로 지원했으며 선거가 임박하자 출신 파벌인 호소다(細田)파(소속 의원 96명) 의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해서 다카이치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는 야스쿠니(靖國)신사의 단골 참배객이고 젊은 시절부터 아베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책임을 부정하는 활동에 참여했다.

다카이치는 1차 투표에서 3위로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국회의원 표에서는 114표로 2위인 고노(86명)를 앞지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지난 29일 도쿄(東京) 한 호텔에서 치러진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투표하고 있다. [AP]

아베로서는 고노의 당선을 저지함으로써 당내 ‘반(反) 아베’ 세력의 거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당 간사장이 전면에 재등장하는 것을 막은 것도 큰 성과다.

앞서 이시바는 당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며 고노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아베와 함께 ‘3A’로 불리는 노장파 중심인물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와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당 세제조사회장도 이번 총재 선거 결과로 당내 영향력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10월 4일 예정된 총리 취임을 전후로 자민당 인사와 조각(組閣)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기시다가 아베의 측근들에게 어떤 자리를 줄지도 벌써부터 관심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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