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1 푸드위크 전시장에서 방문객이 대체육 고기를 맛보고 있다. 신주희 기자 |
#1. 친환경 종이 상자로 된 컵밥 박스에 동결 건조된 노란 강황밥과 오색 나물이 포장돼 있다. 물을 넣어 밥과 골고루 섞어준 다음 컵밥 용기 밑에 있는 발열팩을 뜯어 물 한 컵을 부으면 순식간에 증기가 피어오르고 따뜻한 한 끼가 완성된다. 푸드테크 기업 샐리쿡에서 개발한 암환자용 발열비빔밥이다.
#2. 샐리쿡이 활용한 발열용기는 식품용기 개발 기업 ‘온기’의 제품이다. 야외 활동 시 뜨거운 물이 없어도 찬물만 부으면 컵라면을 끓일 수 있다. 약 20분간 85~90도까지 끓으며 10분간 잔열이 보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아웃도어 활동이 늘자 등산, 캠핑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이들을 겨냥한 도시락 용기도 개발했다. 물만 있으면 즉석밥, 냉동 볶음밥도 데워 먹을 수 있다.
지역특산물·푸드테크·포장용기·디저트·제빵까지 음식 산업과 관련된 상품을 총망라한 제 16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 푸드위크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 ‘미래푸드, 환경을 담다’라는 주제로 열리며 632개 업체, 886개의 부스가 참가했다. 한국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내추럴 와인,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음료에서부터 HMR(가정간편식)을 꺼내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무인 냉장고, 대체 단백질, 두유로 만든 비건 요거트 등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개막 첫날인 24일 코엑스 푸드위크 행사장은 유통·식품기업 관계자 뿐 아니라 일반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전시회장 한 쪽에서는 푸드테크 컨퍼런스가 개최돼 25일까지 푸드테크 관련 연사들이 미래 식품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날은 식물성 대체육 ‘언리미트’를 개발한 지구인컴퍼니의 민금채 대표가 연단에 올랐다. 민 대표는 “비건이 아닌 비거니즘이 트렌드”라며 “언리미트를 사먹는 소비자들의 60%는 비건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분들을 클린 이터(Clean Eater)라고 정의하고 있다”며 “완벽하지는 않아도, 100퍼센트 엄격하게 실천하지는 못하더라도 비거니즘에 대한 동경과 나 뿐만 아니라 내 주변 환경까지 생각하는 마음을 지향하고 있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대체육을 만드는 과정에도 민 대표의 친환경, 지속가능성에 대한 철학이 녹아 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지구인컴퍼니의 제조공장은 제품을 생산할 때마다 사용된 물, 전기에 대한 데이터를 측정한다. 또 단위기준 당 제품을 생산할 때마다 탄소 저감량을 계산해 데이터로 축적하고 있다. 또 대체육을 만들면서 나온 해바라기씨유 폐유와 단백질 덩어리는 각각 비누와 동물 사료를 만드는 데에 활용된다.
민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대체육을 한 번 먹으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직접 보여주기 위해 지구인컴퍼니가 하고 있는 모든 사업을 가능한 데이터베이스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인컴퍼니의 언리미트 외에도 이날 행사장에는 ‘디보션푸드’ 등 대체육을 활용한 부스가 인기를 끌었다. 글루텐과 유전자조작농산물(GMO) 제로 대체유 부스에는 방문객 십 수명이 떡갈비를 맛보기 위해 줄을 서 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두유에 유산균주를 넣어 개발한 ‘요쏘그린’ 요거트 판매 부스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몰렸다. 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