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8576억 민생 지원…코로나 ‘보상 사각지대’ 챙긴다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민생 피해 회복에 1조8071억원 규모의 지원에 나선다. 시는 8576억원의 예산을 긴급 편성해 역대 최대 규모의 ‘서울시 민생지킴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정부 손실보상 지원 대상이 아닌 취약층을 지원해 정부 손실보상 틈새 메우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함께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한 민생 회복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서울시 민생지킴 종합대책을 확정했다”며 “소상공인 자금 지원 등 직접지원사업에 7816억원, 상품권 발행 등 간접지원사업에 1조255억원을 투입해 실제 지원 규모는 1조807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은 ▷소상공인 지원 6526억원 ▷피해 집중계층 지원 1549억원 ▷방역인프라 확충 501억원 등 3개 분야 총 16개 사업으로 나눠 진행된다.

먼저 코로나19 장기화로 큰 타격을 입은 서울 소상공인 50만여명 지원에 전체 재원의 76%를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 손실보상 지원에서 제외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프리랜서 등 25만여명, 운수 종사자와 예술인 등 29만명 등도 이번 대책에 따른 지원 대상이다. 또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도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긴급병상 100개를 확충하는 등 방역 인프라도 강화할 계획이다.

▶소상공인 지원·손실보상 제외 취약층 지원·코로나19 인프라 등 3개 분야=매월 임대료를 내야 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다음 달 7일부터 신청을 받아 ‘임차 소상공인 지킴자금’ 100만원을 현금 지원한다.

지난해 개시 5개월 만에 2조원이 소진될 정도로 소상공인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은 ‘4무 안심금융’은 올해도 1조원 규모로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최대 5만명이 융자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규모다. 이달 중 접수를 시작해 설 연휴 전인 20일께부터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사랑상품권도 10% 할인된 금액에 5000억원 규모로 발행해 골목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중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다양한 감면제도도 시행한다. 지난해 하반기 한시적으로 시행한 소상공인 수도요금 감면을 6개월 연장해 수도 사용량의 50%를 감면해주고, 지하철이나 지하도 상가 등 공공상가 입점 상인에게는 매출 감소율에 따라 최대 60%까지 임대료를 깎아줄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관광업체 5500여개소에는 ‘위기극복자금’ 300만원을 지원한다.

▶프리랜서·예술인·운송 종사자·관광업체 등에 50만~300만원 지원=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프리랜서 25만여명을 대상으로는 3월부터 접수를 시작해 4~5월 긴급생계비 5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법인택시 기사 2만1000여명, 버스 기사 6130명 등에게는 ‘고용안정지원금’을 50만원씩 설 연휴 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소득 수준이 중위소득 120%에 미치지 못하는 예술인 1만3000명을 대상으로 100만원의 ‘생활안정자금’을 2월부터 지급한다.

시 관계자는 “서울의 프리랜서 90% 이상의 소득이 감소했으며, 평균적으로 소득의 57%가 감소했다”며 “코로나19 이후 통행량이 감소하며 버스 승객 수 역시 25%, 택시 영업건수는 2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대비해 501억원을 선제 투입해 방역 인프라도 확충하기로 했다.

대규모 유휴부지를 활용해 준중증·중등증 환자 치료를 위한 긴급 병상 100개를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재택 치료자가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외래진료센터’도 이달 중 6개에서 10개로 확대한다. 의료 현장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원 인력을 150명 추가 채용하고, 기간제 간호사 임금은 전년 대비 43% 인상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오랫동안 힘겨운 날들을 보내온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3년 간의 희생을 생각하면 많이 늦었다”면서 “올 연말 기준 시의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26.01%로 전망되는 쉽지 않은 재정 여건에서 지방채 2000억원을 신규 발행하는 등 가용한 방법을 총동원해 적극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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