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TV로 방송만 보니?” 삼성의 강렬한 ‘유혹’ [비즈360]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코엑스 윈터 NFT 갤러리 2021’에서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 TV를 통해 전시된 디지털 작품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TV의 무한 변신, 대체불가능토큰(NFT) 미술품 구매까지….’

TV를 비롯한 중대형 디스플레이 디바이스(기기)가 무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하드웨어로는 크기와 화질 경쟁은 물론 돌돌 말리거나 곡선을 강조한 새로운 폼팩터가 나오는가 하면 다양한 용도로 사용가능한 특화된 기기들도 쏟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선 OTT 서비스 뿐 아니라 웹서핑, 게임을 비롯해 인공지능(AI), 디지털 아트 구매까지 무궁무진한 변신이 가능하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중순 이후로 예상되는 ‘더 프레임’과 ‘마이크로LED TV’, ‘네오QLED TV’ 등 TV 신제품 출시에 맞춰 NFT 플랫폼을 TV에 탑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2022에서 세계 최초 NFT 플랫폼을 탑재한 TV의 출시를 예고했다. NFT 플랫폼은 CES2022에서 최고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LG전자 역시 조만간 TV에 NFT 플랫폼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박형세 LG전자 부사장(HE사업본부장)은 지난달 간담회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예술과 미술품에 최적화돼 있다고 판단해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며 “LG전자와 아티스트 간의 관계도 많이 진전돼 있어 NFT의 TV 탑재 계획은 분명하다”고 확언한 바 있다.

LG전자가 세계적 디지털아트 플랫폼 업체 블랙도브와 손잡고 LED 사이니지에 NFT 예술 작품 감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은 고급 주택에 설치된 LED 사이니지에 예술 작품을 띄워놓은 예시 이미지. [LG전자 제공]

TV 탑재에 앞서 LG전자는 미국 디지털아트 플랫폼 업체 블랙도브(Blackdove)와 파트너십을 맺고 LED사이니지에 NFT 디지털아트 플랫폼을 탑재하기로 하면서 기업고객(B2B) 시장을 먼저 공략했다. B2B 시장에서 ‘전초전’을 치르고 TV시장에서의 본격적인 싸움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TV와 디지털 아트 시장을 결합,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NFT를 활용한 가전업계의 TV시장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가전업계가 NFT 플랫폼에 주목한 이유는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TV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도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NFT 아트 시장이 각광을 받으면서 디지털을 통해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려는 계층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코로나19로 실내생활이 늘어나면서 하드웨어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강조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같은 NFT 플랫폼 등을 통해 콘텐츠 경험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CES2022에서 소개된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허브’는 스마트TV에도 탑재돼 삼성전자의 가전을 TV화면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다. LG전자의 ‘씽큐(ThinQ) 홈보드’도 연결된 스마트 기기들의 제어를 돕는다.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게임, 웹서핑 등 다양한 기능 확대도 가능하다.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올레드 R(LG SIGNATURE OLED R)’과 영국 로열필하모닉오게스트라의 합주. [LG전자 제공]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이미 단순 스펙 경쟁을 넘어섰다. LG전자의 롤러블 TV인 ‘LG시그니처 OLED R’은 출시 당시 ‘돌돌말려 올라가고 내려가는’ 혁신적인 폼팩터로 주목을 받았다.

올해 출시한 삼성전자의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아크’는 가로-세로 회전이 가능하며 활처럼 휘어진 스크린으로 우주선 조종석을 연상시킨다.

LG전자의 무선 프라이빗 스크린 ‘스탠바이미’와 삼성전자의 포터블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은 디스플레이의 공간적 제약을 넘는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한 제품이다. 스탠바이미는 집안 어디에서든 활용할 수 있는 기기로, 더 프리스타일은 캠핑, 인테리어, 조명 등에 이르기까지 사용 범위를 넓혔다. TV보다는 OTT나 영상 콘텐츠 등을 자유롭게 감상하고자 하는 계층의 선호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것이 제품 개발에 녹아들었으며 형태는 물론 디자인에서부터 사용 콘셉트까지 기존 디스플레이와는 눈에 띄는 차별화를 추구한 것이 강점이다.

삼성전자의 ‘더 프리스타일’(왼쪽)과 LG전자의 ‘스탠바이미’

삼성전자의 ‘더 세리프’, ‘더 세로’에 이은 ‘더 프레임’은 디스플레이의 개념을 예술의 영역으로까지 확장했다. LG전자의 ‘LG 올레드 에보(OLED Evo)’ 역시 공간 인테리어까지 고려한 혁신 아이템이다.

단순히 크기나 화질과 같은 디스플레이 기술 영역에서의 변화와 경쟁도 치열하지만 이같은 제품의 성능을 보다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독창적인 콘셉트와 소프트웨어적 기능이다. 가전업계 역시 이를 간파하고 고객의 ‘경험’에 집중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가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TV 등 화면을 통한 경험이 다양해지고 있으며 (NFT 플랫폼 역시)고객들의 이같은 니즈에 맞춤형으로 변하고 있는 콘텐츠 서비스 중 하나”라며 “하드웨어 기술의 상향평준화로 콘텐츠 경쟁력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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