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아쉬움 묻고 돌아간 레전드들

네덜란드의 빙속스타 이레인 뷔스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무대를 떠난다.[epa]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스포츠팬들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겨루는 올림픽서 수많은 스타들의 감동과 눈물을 목격하게 된다. 금메달이 당연(?)할 만큼 압도적인 선수의 우승을 보기도 하지만, 순간의 실수나 경쟁 선수의 신들린 플레이로 금메달 전망이 빗나가는 일도 다반사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여느 대회와 다르지 않았다.

만장일치 우승후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가 무관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스키여제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이 대표적이다.

이미 2014 소치, 2018 평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시프린은 알파인 월드컵 통산 73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5관왕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허황되게 들리지 않았지만 결과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 한두 종목에서 실패하더라도 금메달 한두개는 어렵지 않아 보였으나, 3개 종목에서 실격을 했고 2개 종목에서는 5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개인종목 무관에 그친 스키여제 시프린.[AP]

한국 스켈레톤의 자존심 윤성빈도 아쉬움을 안고 베이징을 떠났다.

평창올림픽에서 아시아선수 최초의 금메달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한국 썰매종목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지만 코치와 스태프들의 이적, 스타트 부진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월드컵에서도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결국 12위라는 아쉬운 성적에 머물렀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 최고 스타인 이레인 뷔스트(네덜란드)도 올림픽 역사를 새로 쓰고 베이징을 떠난다.

뷔스트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1분53초28의 올림픽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만 36세의 뷔스트는 2006 토리노 이후 이번 올림픽까지 무려 5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거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빼어난 활약까지 펼쳤다. 토리노 3000m, 밴쿠버 1500m, 소치 3000m와 팀 추월, 평창 1500m, 그리고 이번 1500m에서도 우승했다. 뷔스트는 팀 추월에서도 동메달을 보탰다. 통산 13개의 메달을 목에 건 뷔스트도 베이징을 끝으로 떠나는 슈퍼스타다.

'스노보드의 대부' 숀 화이트(미국)는 예고한대로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를 떠났다. 이미 3개의 금메달을 따낸 숀 화이트는 이번 대회에서 4번째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모든 스노보더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은퇴한 행복한 경우이기도 하다.

자신의 8번째 올림픽 무대를 마친 독일 빙속의 살아있는 전설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 [EPA]

독일 빙속의 살아있는 전설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50)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을 떠난다. 무려 30년전 92 알베르빌대회부터 베이징까지 8차례나 올림픽에서 9개의 메달을 따낸 페히슈타인은 자신의 딸 뻘인 선수들을 상대로 매스스타트 결승에 오르는 등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4년 뒤 밀라노 대회 때는 출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6세의 나이에 온갖 기록을 갈아치우며 '피겨천재'로 불렸던 러시아의 카밀라 발리예바는 도핑 양성반응이 터져나오면서 전 세계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노메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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