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핵탄두 1만3000여개…미·러가 90% 보유

2016년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승전 71주년 기념식에 등장한 러시아 ICBM 미사일.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제재 폭탄’에 핵무기 위협까지 하면서 전세계 핵무기 상황에 관심이 모아진다.

1일 미국 군축협회(AC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는 1만3080개 정도의 핵탄두가 있고 이 가운데 러시아와 미국에 각각 6257개, 5550개를 보유,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연장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 스타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미사일(SLBM)·전략폭격기 등 핵 전략자산 527곳에 전략 핵탄두 1458개를 배치한 상태다.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이 수치를 포함한 러시아군의 핵탄두 비축량은 4497개 정도이며, 해체를 기다리고 있는 퇴역 핵탄두도 약 1760개 있다.

미국은 뉴스타트에 따라 ICBM 등 핵 전략자산 665곳에 전략 핵탄두 1389개를 배치한 것을 비롯해 3750개의 핵탄두를 비축하고 있으며, 퇴역 핵탄두는 1800개 정도다.

미국은 독일을 비롯한 이탈리아·터키·벨기에·네덜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5개 회원국의 6개 기지에 B-61 핵폭탄 100개 정도를 배치해뒀다고 군축협회는 파악했다.

미국과 러시아 외에도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핵 보유를 인정하는 중국, 프랑스, 영국은 지난해 기준 350개, 290개, 225개 정도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됐다.

NPT 체제 밖에서 핵을 보유한 국가는 파키스탄(약 165개), 인도(약 156개), 이스라엘(약 90개) 등이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벨라루스, 카즈흐스탄 등은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자국 영토에 있던 소련 핵무기를 승계받았지만, 이후 러시아에 이를 반환하고 NPT에 가입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당시 세계 제3대 핵보유국이었지만 체제 보장을 약속 받고 핵을 포기했다.

NPT 탈퇴 선언국으로 분류된 북한은 지난해 1월 기준 40∼50개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물질을 보유해 세계 9위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고 군축협회는 밝혔다.

협회는 핵확산 우려 국가인 시리아에 북한이 2007년 원자로 건설을 지원한 것으로 관측되며 이스라엘이 이를 폭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한때 핵무기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보류한 국가로 분류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핵무기를 포함한 억지력 부대에 ‘전투 임무 특별 모드’를 지시해 전세계인의 경계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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