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왜 징계·제재 선수 안 밝혀?”…규정 투명성 논란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EPA]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선수가 경기 중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저지르거나, 경기 외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경우 해당 종목을 관장하는 단체는 징계나 제재를 내린다. 당연히 팬들은 이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남자골프 세계최고의 무대인 PGA투어는 그렇지 않다. 이때문에 투어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선수가 불미스러운 행위를 범했을 때 이를 보호(?)해주는 PGA투어의 ‘비공개 방침’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SI가 논란이 될 수 있는 사례로 든 것은 필 미켈슨이다.

미켈슨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으로 열린 아시안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에 출전해 “PGA투어의 탐욕이 역겹다. 선수의 몫인 미디어 권리를 빼앗았고, 선수들에게 돌아갈 돈을 제대로 주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자신에게 거액을 베팅한 슈퍼골프리그의 출범을 두둔하려고 뱉은 말들은 엄청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동료 선수들의 비난은 물론이고, 수십년간 자신을 후원해온 스폰서들이 떨어져 나갔으며, 개인적으로는 투어에서 엄청난 부를 챙겼으면서도 아직도 돈만 밝히는 이기적인 인물로 낙인 찍혔다.

문제는 여기서 나온다. 이후 미켈슨은 공식사과문을 낸 뒤 ‘반성의 의미로 당분간 휴식하며 자숙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PGA투어로부터 출전정지와 같은 징계를 받아서 나온 결정이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 자신이 뛰고 있는 투어를 맹비난하며 품위를 손상한 미켈슨에게 징계가 주어지는 것이 문제될 것은 없지만, PGA투어는 어떠한 발표도, 반응도 하지 않아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PGA정책위원회 위원인 로리 매킬로이는 “투어는 금지(BAN)나 정지(SUSPENTION)같은 결정사항은 모두 발표되어야한다. 투어가 더 낫게 운영되려면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에는 더스틴 존슨이 약물복용혐의(코카인 양성반응)로 6개월간 휴식기를 가진 뒤 복귀했다. 당시 골프닷컴이 ‘PGA투어로부터 존슨이 6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지만, PGA투어측은 ‘징계를 내린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존슨이 페덱스컵과 라이더컵 등 굵직한 대회를 건너뛰고 정확히 6개월 뒤 복귀하며 징계설이 힘을 얻은 바 있다.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는 “이런 일(의혹)은 과거에 제기됐던 문제”라며 “만약 위원회 멤버들이 같은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면 위원회에서 다룰 것이다. 이게 투어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이라며 모호하게 답했다.

진실은 미켈슨, 존슨, 그리고 과거에 문제를 일으켰던 선수들이 입을 열기 전에는 드러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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