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이색 조합이 히트상품으로’ 모디슈머 제품 눈길

카구리

‘나만의 이색 조합이 히트상품으로’ 모디슈머 제품 눈길

‘나만의 레시피’로 만든 음식이 제조업체들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르면서 모디슈머란 단어가 핫하다.

‘모디슈머(Modify+Consumer)’란 소비자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로운 레시피를 모디파이해 이를 제조업체가 제품 생산에 반영해 출시해낸 제품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경우가 짜파구리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채끝살 올린 짜파구리가 등장하면서 불붙은 짜파구리 열풍은 이곳 미국에까지 불어 미국의 농심 공장 생산라인을 쉬지 않고 돌리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디슈머 제품 출시가 라면은 물론 주류와 음료 등의 제품군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심은 소비자들이 만든 모디슈머 레시피를 구현한 카구리(카레+너구리) 용기면을 지난해 10월 출시한데 이어 올 3월에는 봉지라면까지 출시했다.

카구리는 너구리에 카레를 넣어 먹는 레시피로 한국에서는 PC방 인기메뉴로 사랑받고 있는 제품이다.

아직 미국 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사실 한인들이 운영하는 일식집에서는 카구리와 비슷한 컨셉으로 카레우동이란 메뉴가 타인종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카레우동은 매콤하고 감칠맛나는 카레국물에 오동통한 일본 우동 사누키면을 넣어 볶은 메뉴로 타인종에게 어필중인데 농심이 출시한 카구리는 국물이 있으면서 면발은 오동통한 너구리면이라는 점이 다르다.

한편 식품업계에서 이런 모디슈머 현상은 SNS와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의 음식 만들기 열풍이 폭발하면서 뚜렷해진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수제맥주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은 GS25 편의점과 함께 맥주에 사이다를 섞은 칵테일인 ‘맥사’를 제품화한 ‘맥싸’를 출시했다.

맥사

맥사는 맥주와 사이다를 2대1로 섞는 레시피로, 골프 라운딩 후 갈증을 해소하는 용도로 골프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레시피였는데 이를 상품화한 것이다.

‘맥싸’는 라거 맥주에 라임과 레몬 천연향료를 최적의 황금비율 2대1로 배합해 사이다의 상쾌하고 개운한 풍미와 시원하고 깔끔한 아로마 맥주의 매력을 한번에 즐길 수 있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은 ‘맥싸’의 최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맥주와 사이다의 풍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맛을 직접 개발하고, 최적의 배합 비율로 블렌딩했다.

알코올 도수는 3.2%. 기존 맥주보다 도수가 낮아, 저도주를 즐기는 MZ세대에게 제격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마치 이곳 LA 골프코스인 그리피스 팍에서 골프 라운딩을 끝내고 시원한 맥주와 코카콜라를 섞어 닭튀김을 안주로 한 잔씩 원샷을 해버리는 한인 골퍼들의 레시피 성격과 비슷한 셈이다.

서울장수막걸리도 지난해 11월 ‘막사’를 출시했다. 막사는 막걸리와 사이다를 2대1 비율로 조합해 먹는 일명 ‘막걸리사이다’에서 착안한 제품이다.

막걸리사이다는 2030세대 모디슈머 사이에서 더욱 진한 단맛과 탄산의 청량감을 느낄 수 있어 인기를 끌어왔던 스테디 레시피였다.

알코올 도수 5%의 저도주로 기존 막걸리보다 달달해 술이 약한 사람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오뚜기가 출시한 케요네즈는 케챂과 마요네즈를 최적의 비율로 조합한 제품이다. 소비자들이 마요네즈를 베이스로 하는 소스를 만들 때 가장 많이 조합하는 소스로 ‘케챺’을 꼽았다는 점에 착안해 두 소스를 섞은 ‘케요네즈’를 개발했다.

특히 ‘케요네즈’는 깔끔한 뒷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매콤한 할라피뇨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직접 만든 레시피로 식품 시장을 뒤흔드는 소비자들. SNS 플랫폼의 대중화로 소비자들의 레시피로 출시되는 다양한 식품군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이명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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