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b은행 조앤 김 행장 은퇴결정 왜?…계약기간 1년 제안에 반발

조앤김 행장
조앤 김 행장

Cbb은행의 내부는 물론 남가주 한인은행권에서는 조앤 김 행장의 은퇴 결정에 반신반의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행장의 은퇴가 당위성이나 명분이 없다는 데 입을 모은다.

김 행장이 Cbb뱅크 사령탑에 오른 후 실적을 보면 연임이 당연해 보였다.

지난 2011년 4월 취임한 이후 10년새 은행의 자산을 4억달러에서 18억달러로 4배 이상 키우면서 작년에는 창립 후 최대인 270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오하나퍼시픽 뱅크 인수에도 성공해 영업망을 확장했고 수년간 나스닥 상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미중소기업청(SBA)대출 분야에서 수년간 전미 톱 20, 한인은행 중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 행장의 캐릭터 자체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행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경영과 실적 면에서는 A평점을 받을 만한 결과물을 냈다는 평가가 많다.

은퇴 명분도 석연치 않다.

현재 미국 주류은행이나 중국계 그리고 한인은행들은 코로나 19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안정적 조직 유지를 위한 내부(자체)성장을 경영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김 행장의 은퇴와 신임행장 선임이 명분을 얻으려면 내부적으로 문제가 많아 새 리더십이 필요하거나 새 행장으로 내세울만한 확실한 후보군이 풍부한 상황에서 신임 행장이 기존 경영자에게는 볼 수 없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마땅하다.하지만 Cbb뱅크의 행장 교체는 이 모든 것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김 행장이 갑자기 은퇴를 결심했다면 그 사정은 무엇일지 살펴볼 만하다.

은행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 행장은 연봉 등 보상 조건이 아닌 계약기간을 놓고 이사진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김 행장은 최소 3년 이상의 임기를 원했지만 이사회는 3년이하를 고수했다.이사회는 단 1년의 임기만을 보장한 후 그 후에는 내정 후임자에 대한 교육 및 인수인계에만 참여하고 바로 퇴임하는 것을 제안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사실이라면 김 행장으로서는 다소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이다.

과거 한미은행에서 행장의 은퇴 결정과 함께 내정자를 선임해 인수인계를 진행했던 사례가 있다. 지난 2018년 6월 금종국 한미은행장은 계약 기간 1년을 앞두고 조기 은퇴를 발표했고 바니 이 당시 수석전무를 사장(President)으로 승진시켜 행장직(CEO) 인수를 준비하게 했다.1년간 금 행장과 이 사장간의 인수절차는 원만하게 진행됐고 이후 바니 이 행장은 최근 연임에도 성공했다.

한미은행의 사례는 금 행장의 자발적인 퇴임이었고,Cbb 뱅크 조앤 김 행장은 타의에 의한 ‘밀려나기’라는 인상이 강하다.

Cbb뱅크 이사회는 조앤 김 행장이 자신들의 최종 오퍼를 받아들일 것으로 확신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은행 측은 김 행장의 임기가 4월18일 만료되는 데도 지난주까지 연임을 통보하거나 행장선임위원회조차 구성하지 않았다. 보통 은행들은 임기 만료 3~4개월 전 늦어도 2개월 전까지 연임 여부 혹은 새 행장 선출을 위한 행장선임위원회를 구성한다. 지난 2019년 3년 재계약 당시에도 마지막 날까지 발표가 미뤄졌지만 연임을 받아들였던 전례를 믿었을 수도 있지만 이사회가 김 행장의 후임에 대한 준비를 했던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은행 내부 인사가 “설마 연임이 안 되겠나? 발표만 남았다”고 거듭 밝혔던 것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김 행장은 협상 결렬 직후인 지난 주말 은행 관계자 일부에게 은퇴 결심을 알렸다고 한다. 18일 이후 행장 자리가 비게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사진은 후임으로 제임스 홍 전 오하나퍼시픽뱅크 행장을 급하게 내정한 것으로 알려진다.홍 차기 행장은 조앤 김 행장의 공식적인 임기 마지막 날인 18일을 전후해 정식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한인 은행 관계자들은 제임스 홍 신임행장이 변화와 다음 세대를 준비하기 위한 선임이라기 보다는 김 행장의 사임에 대비하기 위한 차선책이라고 평가한다.

Cbb 뱅크의 한 고위간부는 “제임스 홍 행장이 LA를 떠난 기간이 오래 돼 남가주 한인은행의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을 지 의문이며 행장 역할을 수행하는데 필수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지도 확실하지 않다”라며 “여기에 지난해 합병 이후 Cbb의 업무 일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적응기를 거친 것도 아니어서 내부장악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른다. 행장직 경험자라는 것은 그간 하마평에 오른 기타 후보에 비해 장점일 수 있지만 은행 안팎에서 홍 행장이 과연 적임자일까라는 의문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일종의 스탑갭(stop- gap, 임시방편)”이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Cbb은행 이사회가 정말 변화를 원했다면 조앤 김 행장에게 미리 이를 알리고 세심하게 차기 행장을 선임했어야 한다는 게 상식적인 견해다. 모든 관계에서 마지막 마무리가 정말 중요한데 지금 이 모습은 오랜 기간 은행의 성장에 기여한 행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게 은행권 뿐 아니라 한인커뮤니티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최한승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