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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도시락부터 챙깁니다”
한인 직장인 최모씨는 최근 기상 시간을 30분 이상 앞당겼다. 5분이라도 더 자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지출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위드 코로나(코로나와 ‘함께’를 뜻하는 ‘With’의 합성어·코로나19와 일상을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와 함께 사무실로 복귀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며 런치 플레이션((Lunchflation)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런치 플레이션이란 점심식사인 런치와 물가 인상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직장인들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다. .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실제 느끼는 부담은 얼마나 커진 것일까?
우선 연방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외식지수와 식품가격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7.2% 와 9.4% 올랐다. 이는 1981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으로 이미 다수의 업체들이 이러한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실례로 스타벅스를 포함한 미 외식업체들의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메뉴별로 7~10% 인상됐다.
한인들이 즐겨 찾는 식당들 역시 메뉴별로 전년동기 대비 최소 3달러 가량 가격이 올랐다.
약 11~12달러이던 메뉴가 이제는 15달러는 내야 한다. 여기에 기름값(갤런 기준)은 지난해 보다 2달러 가량 올랐다. LA 카운티 기준 지난해 갤런당 4달러 초반대였던 개솔린 가격은 이제 6달러 초반대. 이마저도 매주 오르는 추세다.
점심과 개솔린 가격에 의류 구입비(전년동기 대비 5.5% 인상)와 세탁비(드라이 클리닝. 약 10% 인상), 차량 관리비(오일 체인지 및 타이어 교체), 아이 육아비용(1년 평균 1만 174달러, 월 평균 약 200달러 증가) 등도 뛰었고 정기적인 출퇴근에 따른 스트레스까지 고려하면 피부로 느껴지는 지출액은 최소 30% 이상 늘었다는 것이 직장인들의 말이다.
특히 주차장이 제공되지 않거나 외부 영업으로 차량 운행 등이 많은 직장인들은 지출액이 더욱 커졌다.
최 씨는 “한 달 기준 지출액(개인 기준)이 아끼고 아껴도 300달러 이상 늘었다. 나와 아내가 격일로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고 직장이 비교적 가까운 내가 차량 출퇴근 대신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외식도 줄였고 OTT 동영상 서비스도 하나로 줄이고 TV 케이블도 해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SUV와 세단을 타고 있는데 리스 기간이 끝나면 두 대 모두 하이브리드 혹은 전기차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한다. “수입은 조금 늘었는데 지출은 많이 커졌다. 부부가 머리를 쥐어짜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