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7주년 특집]모기지 이자율과 주택시장 전망

Fixed rate vs adjustable 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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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경기 침체 이후 지속된 초저금리 기조는 미 주택 시장에 공급을 초과하는 바이어를 유입시켰다.

수량이 한정적인 제품에 구매가 몰린다는 것은 당연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법, 집값은 매월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활황을 이어갔다. 특히 미 연방정부가 코로나 위기 방어를 위해 단행한 경기 부양금이 주택 구매에 활용된 지난 2년간의 주택 가격(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상승폭은 무려 38%로 지난 금융 위기 당시 2년간의 상승률에 비해 16%포인트나 높았다. 미 대다수 대도시의 주택 가격 상승폭이 매월(전년동기 대비)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이 어느덧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에는 상승 뒤 하락이라는 순환고리가 있게 마련이다. 매월 고점을 이어가던 주택 시장도 어느새 하락(붕괴)의 경고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최근 8%대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28년래 처음으로 단행한 자이언트스텝 (기준금리 0.75% 인상)’은 모기지 금리 급등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한 직후 “집을 살 계획이 있다면 약간의 재조정(a bit of a reset)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주택과 대출의 접근성이 적합한 수준으로 수렴해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곧 추가적 금리 인상에 따라 모기지 금리도 높아져 부동산 시장의 가격 거품이 꺼질 수 있다,즉 가격 급락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리상승과 함께 기존주택과 신규주택, 잠정주택거래건수, 개발 허가(퍼밋), 신규주택 착공 및 공급 등 모든 부동산 지표를 감소세로 돌아섰고 건설업체의 경기 전망까지 하락하는 등 관련 지수 대부분이 부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모든 지수는 서로 연결돼 있으며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부동산에서는 결국 금리가 기타 요소들을 좌우하게 된다. 금리가 높아지면 같은 집이라도 구매가격이 올라 수요가 감소하고 시장은 이에 반응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해 모기지 금리는 어디까지 상승하게 되고 바이어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모기지 리포트 캡쳐 금리 변화 1

모기지 금리 6% 육박, 2008년 이후 최고…7%도 가능

국책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의 금리가 지난 6월 중순 5.78%에 달했다. 전주 대비 무려 0.55%포인트 오른 수치로 부동산 경기 침체 직후인 2008년 3분기 이후 최고치일 뿐 아니라 전년동기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상승폭 또한 1987년 11월 이후 가장 높다. 여기에 일반 금융권이 제시하는 실제 이자율(APR)을 계산하면 6%를 넘기게 된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모기지 금리 또한 이에 반응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승폭이라면 7월 또는 8월 초에는 2008년 7월 당시의 6.52%도 돌파할 수 있다.

미국 금융기관과 경제학자들의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올해 연말 기준 30년 금리는 낮게는 5% 후반, 최대는 7% 초반대로 전망됐고15년 금리의 경우 최저 4%선에서 최대 6%로 예상된다. 평균치로는 30년 고정 금리는 6%초반대, 15년 고정금리는 5% 중반대가 우세했다.

각 기관별 금리 예상치를 세분하면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최대 5%후반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 (NAR)의 로렌스 윤 수석경제학자는 “연말까지 5.5%후반대를 오가겠지만 6% 돌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리얼터닷컴 대니엘 헤일 경제학자는 올해 연말 최저점을 5.5%선으로 예상했다.

NAR의 니디아 에반젤로우 디렉터는 올해 연말을 기준으로 30년고정 금리는 5.7%선, 15년고정금리는 5%선으로 점쳤다.에반젤로우 디렉터는 올해 이후에도 금리가 소폭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억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모기지 금리의 지속적 급등은 그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아톰 데이타의 릭 샤르가 부사장은 30년 고정 6%, 15년 고정 5% 초반대를 예상했다. 연준의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이 모기지 금리에도 영향을 주겠지만 고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금리 상승폭에 제한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앨버트 로드 렉서드 캐피털 매니지먼트 대표는 경제학자들에 비해 금리 상승폭이 더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30년 고정의 경우 6.15% 이상, 15년 고정의 경우 5.35%를 넘길 것으로 봤다.

모기지 상승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때까지 급등세를 유지하다 이후에는 한동안 보합세를 보인 뒤 소폭 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잠재적 바이어들에게는 주택 시장을 관망하다 금리가 떨어지는 시점에 다시 구매를 고려할 것을 권했다.

녹스 파이낸셜의 데이빗 프리맨 CEO는 3분기까지 30년 고정 6.5%, 15년 고정 5.5%까지 상승하다 연말에는 최대 1%포인트 씩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30년 고정 7%, 15년 고정 6%를 예상했다.연준이 자이언트 스텝 이후에도 빅스텝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금리 상승폭이 낮아질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대형 모기지 업체의 한 경제학자는 “대부분의 기관이나 언론에서 패닉을 우려한 듯 금리 전망에 대해 지나치게 순진한 답만을 내놓고 있다”라며 “물가 안정을 위한 연준의 조치, 러-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안한 국제 정세 등 금리 하락을 예상할 만한 요소가 없다. 사실 금리가 6%후반대로 올라도 역대적으로 보면 절대 높은 수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로켓 모기지나 론 디포 등 대형 온라인 모기지 업체들도 30년 고정 6%초반, 15년 고정 5%중반대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한인 모기지업체와 은행 모기지 부서 관계자들은 30년 고정 6%초반, 15년 고정 5% 중반 유지 가능성에 입을 모았고 APR의 경우 이자율에 비해 기관과 고객 크레딧에 따라 0.2~0.5%포인트 가량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이 경우 고객들에게 최종 적용되는 이자율은 30년 고정 6%중반, 15년 고정 5%후반대가 유력하다. 금리 하락 가능 시점에 대해서는”앞으로 수년간 30년 6%, 15년 5%대가 계속될 것”이라며 “역대 모기지 금리 변화폭을 볼 때 급격한 변화 이후에는 당분간 금리대가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라고 그 근거를 설명했다.

모기지 리포트 캡쳐 금리 변화 2

지금이라도 집을 사는 것이 좋을까?

그렇다면 잠재적 바이어의 경우 과연 지금 시점에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일일까.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별 의견이 크게 갈렸다.

현장 브로커들과 은행 모기지 부서 관계자 상당수는 “주택 구매는 금리나 가격이 물론 중요하지만, 이 보다는 내가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있는 가운데 장기적인 거주지가 필요하다면 사는 것이 좋다. 타이밍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라며 “또 현재의 주택 시장 상황을 보더라도 앞으로 상당기간 주택 가격은 상향곡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결국 그 만큼 에퀴티가 쌓여 자산 축적이라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금리 상승을 고려하면 하루라도 빨리 고정 금리를 ‘묶어두기(Lock)’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주택 구매를 원하는 바이어들에게 현 시점에서의 변동금리는 추천할만하다. 흔히 ARM(Adjustable Rate Mortgage)이라고 하는 변동 모기지는 총 융자 상환 기간 중 일부가 고정, 그 뒤는 인덱스 기준으로 이자가 변동되는 하이브리드 상품이다.

보통 ARM은 3년 고정(3/1ARM) 5년 고정(5/1ARM), 7년 고정(7/1ARM) 그리고 10년 고정(10/1ARM)등 4가지가 주로 사용되는데 이 중 5년 고정 등 초기 고정 기간이 짧은 상품(이자율이 낮은)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현재 5년 고정 변동금리는 30년 고정 등에 비해 1.8%가량 낮다.

보통 5년 후 변동되는 금리에 2%의 상한선이 적용되는 것을 고려해도 5년 후의 30년과 15년 고정에 비해 낮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LA 카운티의 중간가 주택을 30년 고정과 5년 고정 변동으로 구입할 경우 최소 월 400달러 이상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는 해당 기간 동안 5만 8000달러 이상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운페이먼트가 낮을 경우에도 당장은 ARM이 고정보다 유리하다. 특히 주택 가격이 지금과 같이꾸준히 상승할 경우 ARM의 장점은 더욱 부각된다. 만일 5년 후 이자율이 급격히 오른다고 해도 집값도 올라있어 매각을 통해 큰 차익을 챙길 수 있다. 반면 집값이 낮은 지역, 즉 대출금이 20만달러 이하 정도라면 고정과 ARM의 월 페이먼트 차이가 약 100달러 정도에 그쳐 큰 장점이 없다.

지금이 구매 적기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높아지는 금리가 발동한 공포심리에 자칫 가격 거품이 커진 주택을 사들일 경우 흔히 말하는 고점에 물려 빠져 나갈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연준이 강력한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는 지 여부를 기다린 다음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그 때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지적이다.

주택 구매를 미뤄도 오르는 렌트비에 대한 부담이 발생하고 그만큼의 다운페이먼트 금액을 모을 수 없다는 단점은 있지만 자금 유동성이 늘고 상황에 따른 대응이 손쉽다는 장점도 있다.

Refinance loan application form and 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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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융자할까 말까

재융자는 과연 어떨까. 금리가 5%초반대 였던 5월경에는 재융자를 통해 약 130만명의 주택 소유주가 0.75%p가량 금리를 낮출 기회가 있었다. 금리가 4% 대였던 올 1분기의 경우 절약 가능한 금액은 더욱 컸다. 주택 구매 당시의 이자율과 0.5%p 이상 차이를 보인다면 재융자하는 것이 좋지만 그 이하일 때는 큰 메리트가 없을 수 있다. .

현재 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추세여서 당분간은 지난 십수년래 최저치까지 하락한 재융자의 수요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며 재융자를 통한 실익도 적다.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부동산(집)은 의식주라는 3개 기본요소의 하나로 경제활동을 좌우할 뿐 아니라 투자 액수 면에서 주식에 비해 월등히 높다”라며 “주택 시장의 거품이 꺼지는 것은 주택 시장의 침체 보다 그 충격이 더욱 크다. 미국인들 절대 다수가 소득의 약 1/3을 렌트 또는 모기지 페이먼트에 할애하는 것을 고려할 때 주택 가격 하락은 결국 렌더(은행)를 위협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아직 차압 건수가 높지 않고 그간 쌓인 에퀴티에 깡통주택의 위협이 크지 않지만 금리 및 주택 가격 상승에 따라 발생하는 시장의 변화는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최한승 기자

알아두세요 / 모기지 이자율과 APR의 차이점

이자율은 말 그대로 금융 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이에 대해 지불하는 이자를 뜻한다. 반면 APR로 불리는 (annual percentage rate)은 좀더 쉽게 말해 실제 이자율을 말한다. 여기에는 기본 이자에 더해 포인트, 브로커 비용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모기지 이자율에 비해 최종 %가 조금 더 높아 진다. 금융기관으로부터 모기지 대출 서류를 받아보면 보통 첫 페이지에는 모기지 이자율이 그리고 세 번째 페이지의 비교(Comparisons)항목에 최종 APR이 명시돼 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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