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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부동산 브로커 L씨,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던 기분이 불과 며칠 사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연이어 주택 구매 취소 통보를 전해들은 탓이다.
고객 보다는 금리와 경제상황이 원망스럽다. 분위기에 휩쓸려 집을 사고 보니 매월 페이먼트에 관리비, 세금(재산세)에 치솟는 물가까지….겁이 나는 것도 당연하다.
부동산 포털 레드핀의 집계 결과 지난 달 미국 기존주택 기준 구매 취소 비율이 전체 15%까지 증가했다. 지난 2020년 초 이래 최고치 일뿐 아니라 전년동기 대비 4%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L씨는 “올해 초만해도 3%대이던 금리가 이제는 6%를 넘나드니 같은 가격대의 주택에 대한 월페이먼트가 수백달러 이상 차이가 난다. 당연히 모기지 대출을 얻는 것도 어려워졌다”라며 “부동산 에이전트는 거래가 이뤄져 커미션을 받아야 생활이 되는데 이처럼 계약 취소가 이어지면 정말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 L씨의 지적대로 최근 미 주택 바이어의 DTI(debt-to-income ratio)는 약 31.5%에 달하는데 이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이상적인 수치로 보는 28%를 넘어선 것으로 전년동기 24% 대비 7%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일 뿐 아니라 지난 2007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며 상승폭 기준 지난 20년래 최고치다.
모기지 업체 관계자들도 “주택 가격이 오르고 바잉파워가 줄다 보니 이제는 렌트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집을 꼭 사야겠다는 의지가 크게 꺾였다”라며 “집을 사는 바이어들도 얼마 전에 비해 부대조건(컨딘전시)과 인스펙션에 더 깐깐해졌다.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호가 혹은 그 이하대로 거래되는 집의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거래 취소에 대한 고민은 셀러와 브로커만의 사정이 아니다. 건설업체들도 구매 취소 건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존 번스 리얼 컨설팅의 집계 결과 지난 5월 신규주택 구매 취소 비율은 9.3%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6.6%에 비해 2.7%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며 6월과 7월의 수치는 이보다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
대형 건설업체인 레나 역시 2분기 계약 취소율이 11.8%에 달했는데 레나 측은 바이어들에게 각종 인센티브 등을 추가하며 이를 막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