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뭄 속 후속투자 유치 스타트업들 눈길

장래 기업가치를 5조원대로 평가받았던 가축질병 예측·분석 관련 한 스타트업. 올 하반기 예정됐던 후속투자액이 절반으로 줄 것이란 통보를 받았다. 장외 주식시세도 전년의 3분의 1로 떨어지며 거래도 한산해졌다. 기업공개(IPO)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주관 증권사도 계획을 무기 연기했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투자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돈가뭄이 극심해지면서 스타트업들에 생존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스타트업은 대규모 후속투자를 유치, 지속성은 물론 성장 기반까지 확보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뚜렷한 영업수익이 없어 투자금으로 버텨야 하는 스타트업들로선 후속투자가 가장 절실하다.

에코하이테크는 이달 초 사모자본운용사로부터 7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대규모다. 이 회사는 플라즈마 탄소전환장치(PCCU)를 제작한다. 탄소자원화, 청정수소설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6월 당진화력발전소의 PCCU 제작 등 성과를 내 매출 실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현물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바이셀스탠다드도 최근 투자증권사로부터 3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1년도 안 돼 누적 투자금은 82억원. ‘피스’ 서비스 출시 8개월 만에 시드·프리A 2회의 투자를 이뤄낸 것. 바이셀은 이에 따라 명품과 미술품 같은 소형 현물에서 부동산까지 다양한 대체투자 상품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조각투자 선주주자로서 서비스의 혁신성과 확장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B2B패키징 중개서비스를 하는 ㈜리우도 최근 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아냈다. 이 투자엔 한솔제지, IBK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리우는 소기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적의 포장재 컨설팅을 제공한 뒤 가장 우수한 포장재 생산업체를 연결해준다. 맞춤형 포장재를 제공하는 온라인몰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고객 다변화 및 매출성장을 이뤄낼 수 있게 됐다.

이들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사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갖춤은 물론 영업을 통한 수익이 발생하거나 임박했다는 점이다. 또 업계 선도자의 위치에 있기도 하다.

한 벤처캐피탈 대표는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침체되면 자본시장도 단기화 경향이 강해진다.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운영을 계속해야 하는 스타트업들은 단기적인 성과, 가시권에 들어온 사업을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극단적인 경우엔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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