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최저임금 때문에…일본 ‘외국인투자’ 80% 늘 때 한국은 34%에 그쳐

5일 민주노총이 중구 사무실에서 최저임금 이의신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최근 2년새 일본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80% 가까이 증가한 반면, 한국은 이에 절반도 안 되는 34%정도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외국인직접투자 성과에서 일본에 3년 연속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와 최저임금 등이 외국인투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1년 세계 해외직접투자 보고서’를 기반으로주요 10개국(G10) FDI의 변화 특징을 분석한 결과, 2021년 세계 FDI는 미국에 대한 해외직접투자 회복에 힘입어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전 연도인 2019년 대비 17.5% 증가했다.

국가별 증가율을 보면 일본이 79.6%로 G10 가운데 1위를 기록했고 이어 중국(78.4%), 미국(60.5%), 한국(34.0%), 캐나다(19.1%) 순이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인도(-11.7%), 독일(-39.3%), 영국(-40.6%), 프랑스(-50.1%), 이탈리아(-53.2%) 등 5개국에 대한 FDI는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대(對)한국 FDI는 168억달러(약 22조1400억원)로, 일본(246억달러·약 32조4200억원)에 10조원 이상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2017년 이후 FDI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한국은 2019년 외투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폐지, 근로시간 단축 및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2019년과 2020년에 연이어 FDI가 감소했다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지난해 일본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FDI 잔액 비중을 2020년 7.4%에서 2030년 12.0%로 4.6%포인트 높인다는 목표를 정하고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기업의 대형 투자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전경련은 일본이 FDI 모범국으로 거듭난 이유로 ▷2014년 4월 아베 신조 정권 당시 총리 직속 FDI 전담기구(대일직접투자추진회의) 설치 ▷공세적 FDI 유치활동 전개 ▷외국인 투자환경의 지속적 개선 등을 꼽았다.

지난해 대미(對美) FDI는 3819억달러(약 502조5800억원)로 2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대중 FDI는 3340억달러(약 439조6100억원)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2021년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가 2019년보다 34.0% 늘었지만, 경쟁국 일본에 비해서는 3년 연속 뒤지고 있다”며 “새 정부는 국내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외국인 투자 환경은 OECD와 일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채용 및 투자실적이 양호한 외투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확대 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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