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배용준 ‘특급루키’ 화려한 등장에 골프팬들 열광

윤이나가 우승확정 후 기뻐하는 모습./KLPGA 제공
배용준이 두 주먹을 치켜들며 활짝 웃고 있다./KPGA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남녀프로골프에 상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특급루키들이 등장해 우승을 신고하면서 새로운 스타의 등장을 기다리던 골프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화끈한 장타와 승부근성이 돋보이는 윤이나(19·하이트)와 국가대표로 아마무대에서 이름을 떨쳐왔던 배용준(22·CJ)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같은 날 나란히 우승을, 그것도 1라운드부터 마지막날까지 선두를 내놓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장식하며 화제를 모았다.

남녀 프로골프에는 매년 새로운 신인들이 선배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등장하지만 첫해부터 강한 임팩트를 남기며 스타덤에 오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나 올 시즌은 만만치않은 기량으로 무장한 강자들이 여러 명 등장하며 자신들에 대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한국여자골프는 특히 화수분이라 불리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끝없이 새 얼굴이 나타나는 것에 놀라고 있는 무대다. 2020 유해란, 2021 송가은 등 신인왕들이 이미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잡았을 만큼 등장과 함께 바로 우승후보군에 합류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윤이나 역시 시즌 전부터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꼽혔던 선수 중 하나였다.

그러나 개막 후 10개 대회에서 톱10에 2차례 들었지만, 컷탈락도 3차례 당하는 등 아직 세밀함에서 아쉬운 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적응이 끝난 듯 이후 4개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1회 등 톱10에 3차례 들면서 바로 특급신인임을 증명해냈다. 윤이나라는 이름 석자를 팬들에게 각인시킨 것은 맥콜 모나파크 오픈이었다. 올시즌 장타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장타자 윤이나는 2타 뒤진 마지막 18번홀에서 220m에 오르막이 심한 상황이었지만 우드로 투온을 성공시켰다. 중계진은 물론 우승을 차지한 임진희도 여자선수로서는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거리를 투온시키는 윤이나의 파워와 승부근성에 혀를 내둘렀다.

그 대회가 윤이나의 장타력을 증명한 대회였다면, 이번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대회는 정확성과 숏게임도 톱클래스임을 보여준 대회였다. 베테랑 박지영과 동타를 이룬 18번홀에서 6m 가량의 까다로운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호 그린적중률이 91.7%에 달했다.

윤이나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초반부터 신인왕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예원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KLPGA투어는 이예원 윤이나 외에도 마다솜 권서연 서어진 김민주 등 뛰어난 신인들이 데뷔하면서 기존 선배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상금랭킹 톱10에도 3명(윤이나 이예원 권서연)이 올라있다. 최근들어 가장 신인왕 경쟁이 치열했던 2019년에 조아연 임희정 박현경 이소미 이승연 이가영이 등장해 지금 KLPGA의 간판선수로 자리잡았다면, 올해 나타난 윤이나 이예원 등 신인들의 기세도 그에 못지 않을 듯하다.

KPGA는 여자골프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신인선수들이 바로 우승경쟁을 펼치는 경우가 흔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깜짝신인' 장희민이 신인 중 가장 먼저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국가대표로 맹활약해온 배용준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그 어느해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특히 배용준은 우승 1회에 톱10에 3번 올랐고, 2번의 컷탈락을 제외하면 20위 밖으로 밀린 경우가 1번 뿐이다.

배용준은 아마추어 시절 국내 굵직한 아마추어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했던 '준비된 유망주'였다. 지난해 2부인 스릭슨투어에서 뛰면서 코리안투어에도 7차례 출전했고 지난해 이 대회에도 참가해 3위에 오르는 등 3차례 톱10에 올라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공격적인 스타일의 골프로 변형스테이블포드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이 자신의 설명이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95m로 18위에 올라 장타력도 준수하지만 페어웨이 적중률이 58%로대로 83위에 머물러 정확성을 좀 더 끌어올린다면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강자들의 활약에 새로운 스타의 등장이 맞물릴 때 그 종목의 인기가 높아질 수 있다. 윤이나 배용준을 비롯한 특급신인들이 대거 등장한 2022년은 한국남녀골프가 모처럼 동반 흥행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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