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항공업계 주요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첨단 항공 모빌리티 리더십 구축에 나섰다. 롭 왓슨(왼쪽부터) 롤스로이스 사장, 비타디니 롤스로이스그룹 CTO 겸 CSO, 워렌 이스트 롤스로이스 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AAM본부장 신재원 사장, 현대차그룹 AAM사업추진담당 송재용 상무.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한공업계와 연이어 만나며 첨단항공모빌리티(AAM) 개발을 위한 리더십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파리 에어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영국 판버러 에어쇼 현장을 찾아 업무 협약식에 참석해 주요 항공업체 최고 경영진들과 AAM 생태계 구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구축했다.

정 회장은 신재원 사장과 지난 18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의 영국 AAM 현지법인인 슈퍼널 부스를 찾은 워렌 이스트(Warren East) 롤스로이스 CEO 와 함께 부스를 둘러봤다. 새롭게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목업에도 함께 탑승한 뒤 업무 협약서에도 서명했다.

롤스로이스는 1906년 설립된 영국의 항공기 엔진 회사로 항공 우주 및 군수, 에너지, 선박 등의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항공기 엔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지역항공모빌리티(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및 배터리 추진 시스템과 슈퍼널이 개발 중인 UAM 기체의 배터리 추진 시스템에 대한 공동연구를 2025년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롤스로이스와 손잡은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미래 항공 업계에까지 확장하고 2050년까지 항공기의 배출가스 제로를 달성하고자 하는 항공업계의 목표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슈퍼널이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모델. [현대차그룹 제공]

같은 날 슈퍼널 전시 부스에서는 현대차그룹과 프랑스 항공 엔진 기업인 사프란(Safran)과의 업무 협약식도 진행됐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사프란은 항공기 엔진 및 로켓 엔진 등 다양한 항공 우주 및 방위 관련 장비를 설계, 개발하는 기업이다. AAM 기체에 탑재될 추진 시스템을 현대차그룹과 공동으로 개발하게 됐다.

정 회장은 이어 판버러 에어쇼에서 보잉(Boeing) 등 주요 항공 업체의 최고 경영진과 만나 AAM 사업이 나아갈 방향성을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현대차그룹은 항공업계와의 다양한 제휴를 통해 자동차 제조업체를 넘어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Mobility Solution Provider)’로서 항공업계에의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슈퍼널 역시 AAM 생태계를 이끌어 가기 위해 항공업계의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슈퍼널이 영국의 버티포트 스타트업인 어반에어포트(Urban Airport)와 도심 내 교통허브 건설을 위한 협력을 시작한데 이어 이번 판버러 에어쇼에서는 항공기 배터리 제조 업체인 EPS(Electric Power System)와 UAM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EPS와의 업무 협약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기존 배터리보다 안전하고 가벼운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