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추가확보 한다더니…고작 30개 ↑…코로나 ‘임산부 분만병상’ 턱없이 부족 [거리두기 해제 100일&확진 10만 돌파]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출산을 앞둔 임산부의 공포심은 극에 달하고 있다.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사실상 일반 병원에서는 아기를 낳지 못하는데, 정부가 지정한 코로나19 임산부 분만 병상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7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50개였던 코로나19 임산부 분만 병상을 이달 말까지 351개로 늘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26일 기준 보건복지부가 확보한 코로나19 임산부 분만 병상은 280개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재유행 대비 특수병상 확충 계획에 따라 분만 환자를 위한 병상을 지속 확충하고 있다”며 “일반 병상 가산수가 지급을 통해 분만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올해 3월부터 코로나19 확진 임산부 출산을 수용한 일반 병원에 가산수가 300%를 적용하고 있지만, 관계자의 말과 달리 실효성은 크지 않다. 다른 임산부들과 신생아들에게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대다수 병원이 코로나19 확진 산모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산부인과 의사는 “코로나19 확진 산모를 받으면, 다른 임산부들이 불안해하고 병원 이미지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의 병원이 코로나19 확진 산모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1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고양시에는 코로나19 확진 임산부가 출산할 수 있는 병원이 아예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산모는 119구급대에 전화를 걸어 병상을 배정 받아야 한다. 병상이 만석이라면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응급상황인 경우에는 구급차 등에서 아기를 낳는 경우도 있다. 지난 4월에는 천안에서 외국인 임산부가 119 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3월에도 용인과 인천, 안양, 해남 등에서 같은 사례가 있었다.

8월 출산을 앞둔 임산부 김모(34·여) 씨는 “최근에 주변에 확진이 되거나 밀접접촉자가 돼 불안한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살고 있는 지역에는 분만 병상이 없어 혹시 확진이 된다면 2시간 떨어진 병원에서 아기를 낳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미리 임산부 분만 병상과 같은 특수병상에 집중해 대응을 했어야 했다”며 “임산부들에게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최대한 위험을 낮추면서, 임산부 분만 전용 병상을 늘려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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