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인사이트]‘다품종 대량생산’ 전략화 고민해야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판매부진은 진행형이지만 그 원인이 됐던 팬데믹과 전쟁도 어느 쯤에선가 끝날 것이다. 감조차 잡기 어려웠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종점도 어렴풋한 간접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3년째 팬데믹 속에서도 뚜렷이 확인되는 사실은 개인별 맞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욕구다. 고객들의 요구사항은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서 맞춤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곧 시장의 다양화와 함께 규모화란 이중성을 의미한다.

고객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군 갖추기가 필수다. 하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은 원가문제에 취약하다. 외부조달에 의존하려니 적시 수요대응이 어렵다는 문제가 걸린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고 다 들어주자니 힘들고. 기업들로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원가우위와 차별화 전략 사이에서 이를 적절히 혼합 구현하지 못하고 어정쩡히 갇힌(stuck in the middle) 기업들이 적지 않다. 필패전략이다.

그 결과 대두되는 개념이 ‘다품종 대량생산’. 스마트팩토리가 2, 3단계를 넘어 고도화되면서 다품종 대량생산은 실현 가능한 전략이 되고 있다. 개인화 추세에 부합하면서도 적정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기업들에 주어진 과제인데, 다품종 대량생산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선도기업 일부가 이 전략 구현에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제품별 별도의 설비를 유연화 할 수 있게 해준다. 생산라인을 주문량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차별화(다품종)와 원가(대량생산)를 뒷받침해준다.

개인별 맞춤 제품·서비스에 대한 욕구는 갈수록 강해질 것이란 추측은 굳이 입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맞춤은 개인의 경험과 깊이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고객경험(CX)을 자극하고 장려하는 제품의 수요는 보장돼 있다는 뜻이며, 그 시장을 키워갈 것이란 예상과도 맥락이 같다. 고객의 다양한 취향만큼 제품·서비스는 획일적 소품종 대량생산을 배제하게 될 것이다. 시장의 권력은 공급자에게서 수요자에게로 오래 전 넘어왔다.

개인화는 다시 세분화돼 초개인화를 지향하게 된다. 초개인화된 서비스는 고객들이 남기거나 무의식 중에 흘린 데이터들로 가능해졌다. 그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맞춤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작업이 된 까닭이다.

자연히 오랫동안 미덕으로 여겨져 오던 전문기업의 위상은 많아 약화됐다. 다양한 고객별·시장별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제품·서비스 전략이 유효해졌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문어발기업 형태가 미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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