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에 꽃신 신으면 한복?”…박술녀 “청와대 보그 촬영 안타깝다”

한복 장인 박술녀 디자이너. [MBC스트레이트 화면]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한복 장인 박술녀 디자이너는 최근 청와대에서 진행된 보그코리아 화보 촬영을 두고 “서양 드레스에다가 우리나라 꽃신 하나만 신으면 그게 한복이냐”고 일침을 가했다.

청와대에서 촬영한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의 한복 화보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28일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관련 방송을 내보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박술녀 디자이너는 “상징적이고 세계 사람들이 바라보고 관심 갖는 그 장소에서 그런 옷을 찍은 것이 좀 아쉽고,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일본 디자이너 류노스케 오카자키 의상으로 알려진 드레스. [보그코리아]

앞서 지난 22일 보그 코리아는 청와대에서 ‘청와대 그리고 패션!’이라는 한복 패션 화보를 공개했다.

화보는 청와대 본관과 영빈관, 상춘재, 녹지원 등에서 촬영됐으며, 모델 한혜진과 김원경, 김성희, 오송화, 이애리 등이 한복과 드레스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문화재청은 “한국 패션과 전통, 문화유산을 알리고 한복의 예술적인 면모를 선보일 것”이라며 홍보했지만, “이게 어떻게 한복 홍보냐.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논란이 일었다.

해당 화보에는 일본 아방가르드 대표 디자이너인 류노스케 오카자키의 의상도 포함돼 논란이 가중됐다. 현재 보그 코리아는 문제의 화보를 삭제한 상태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페이스북에 “국가의 품격이 떨어졌다”면서 “청와대라는 대한민국 역사의 중요한 상징적 공간을, 과반의 국민적 동의 없이 폐쇄한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개방이라는 허울로 포장하여 역사적으로 단절시켜 버린 것이다. 이러한 권한은 누구도 부여한 바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복 문화 홍보라고 했는데 이게 한복으로 보이나. 세계적으로 망신만 당한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보그의 ‘청와대 그리고 패션!’이라는 한복 패션 화보.

지난 5월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이를 둘러싼 잡음은 계속 불거지고 있다. 가수 비가 넷플릭스 예능 촬영을 위해 시민 1000명을 모아 깜짝 공연을 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고, 이달 초엔 IHQ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청와대 앞뜰에 소파를 설치하고 특정 브랜드와 웹 예능을 촬영해 비난받았다. 이와는 별도로 9월부터는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4대 궁궐에서 소규모 웨딩 촬영을 허가 없이 허용하겠다고 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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