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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한인은행의 간부 C씨는 자신과 같이 대학 졸업 후 은행업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자녀에게 회계나 경제 등 은행업 관련이 아닌 사이버보안 전공을 권했다. 현재 급변하고 있는 금융환경을 고려할 때 대학에서 사이버보안을 전공하거나 아니면 IT 관련 교육 기관에서 해당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간부는 “한인은행의 경우 아직 IT 부서의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어서 대대적인 고용이 없지만 전체 은행권으로 보면 사이버 보안 관련 수요에 비해 공급이 30% 이상 부족하다”라며 “앞으로 은행에는 과학, IT 기술, 엔지니어랑 그리고 수학 분야에서 더욱 많은 고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030년경까지 은행의 사이버 보안 직원 수요는 최소 33%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게 미 금융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사이버 보안의 경우 출퇴근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 거주지 또한 선택이 가능해 청년층에게 더욱 어필하게 될 것이라고 은행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C씨의 설명을 들은 자녀는 대학에서 IT 그것도 사이버 보안 관련 전공쪽으로 진로를 변경했고 방과 후 온라인 교육을 통해 기초 수업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미 대형은행들의 경우 사이버 보안 부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미래의 인프라 확보를 위해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사전교육 프로그램까지 도입하고 있다.
실례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뉴저지 소재 리버티 사이언스 센터와 손 잡고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 보안 교육 과정을 도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교육 과정은 약 18개월 코스며 선별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애프터스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은행 측이 마련한 장소에서 신분도용 및 계좌정보 유출 방지 등이 포함된 금융 사이버 보안 교육을 받고 그 실적에 따른 평가를 받게 된다. 정확한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수 성적자에게는 향후 교과 과정을 마친 이후의 취업이 보장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이버 보안 업체 관계자는 “금융 사이버 보안의 경우 그 중요성에 따라 보다 전문적이고 특화된 교육이 필요하다. 만일 대학 졸업 이후 이 과정을 수강한다면 그 코스를 마치는데 2~3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고등학교의 방과 후 과정으로 시작한다면 그 시간이 크게 단축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보다 어린 나이에 취업이 보장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단 고교생인 점을 고려해 과정의 난이도를 배분할 필요가 있으며 교육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코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게임 형식을 보안 과정과 결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