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미술관장 “미국 대중을 위한 획기적인 전시회” BTS RM, 전시해설 재능기부
한국 근대 미술을 대표하는 130여 점의 명작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미술관(LACMA)에서 현지 관객들을 만난다.
LA 미술관은 한국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오는 11일부터 내년 2월 19일까지 ‘사이의 공간:한국미술의 근대’전을 개최한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전시는 1897년부터 1965년까지 제작된 한국 근대 미술의 주요 작품을 한눈에 보여주는 기획전이다.
미국에서 한국 근대 미술전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전통 유물과 현대 작품 사이에서 마치 공백처럼 남아있던 근대 미술의 예술적 성취를 현지 관객에게 보여줄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마이클 고반 LA 미술관장은 이날 언론 공개 행사에서 “한국 근대 미술전은 일반 대중을 위한 획기적인 전시회”라며 “이런 전시회가 없다면 예술의 역사를 다시 쓸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한류의 바탕에는 격동의 역사가 담긴 근대 미술의 예술적 성과가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LA 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근대와의 조우, 현대로의 발전 등 5개 주제로 나눠 회화, 사진, 조각 등 다양한 장르와 양식의 작품을 전시했다.
‘이건희컬렉션’ 21점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62점, 일본과 미국의 기관 및 개인이 소장한 작품들이 전시 공간을 채웠다.
주요 작품에는 박수근의 ‘유동’(1963)과 이중섭의 ‘흰 소’(1953∼54년경) 등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들의 대표작이 포함됐다.
채용신이 비단에 그린 ‘고종황제어진’(1920), 한국에서 처음 서양화를 배운 여성화가 나혜석의 자화상(1928), 이쾌대의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1948∼49), 권진규의 조각품 ‘비구니’(1971) 등도 전시됐다.
출품작 가운데 배운성 ‘가족도’(1930∼35), 고희동 ‘자화상’(1915), 김환기 ‘론도’(1938), 오지호 ‘남향집’(1939) 등 4점은 등록문화재다.
전시회를 기획한 버지니아 문 LA 미술관 큐레이터는 “미국에서 한 번도 전시된 적이 없는 이 작품들은 한국이 근대의 엄청난 시련 속에서 어떻게 전통의 틀을 깨고 새로운 양식을 받아들였는지의 과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김남준)은 이번 행사에서 전시해설 재능기부에 참여했다. RM이 직접 작품 선정에 참여해 10점에 대한 설명을 영어와 한국어로 각각 녹음했다.
문 큐레이터는 현지 관람객들이 ‘부활절 달걀 찾기’ 놀이를 하듯 RM의 해설을 골라서 듣기 위해 이번 전시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 근대미술전은 LA 미술관과 현대자동차의 파트너십 프로그램인 ‘더 현대 프로젝트:한국 미술사 연구’의 일환으로 추진됐고, 한국국제교류재단 LA 사무소가 후원했다.
LA 한국문화원은 이번 전시의 부대 프로그램으로 LA 미술관과 함께 한국 근대영화 상영 행사를 다음 달 개최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