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천재’ 로자코비치 “바흐는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다니엘 로자코비치 [빈체로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바흐를 첫 음반에 담는 것이 제가 누구이며 어떤 음악을 하는 연주자인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일명 ‘노란 딱지’,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의 역대 최연소 뮤지션인 스웨덴 출신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는 그의 데뷔 앨범에서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샤콘느를 담았다. 2018년 당시 이 음반은 프랑스 아마존차트와 독일 음반차트 클래식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다니엘 로자코비치가 바흐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 2017년 통영에서 열린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의 협연자로 한국팬들과 만난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연주회(10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그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파르티타 2번 ‘샤콘느’를 비롯해 브람스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이자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를 선보인다.

한국 관객과 만나기에 앞서 공연기획사 빈체로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그는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바흐를 꼽았다. 로자코비치는 “바흐는 음악가들이 진정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는 작곡가”라며 “그의 음악은 아이디어와 창의성의 바다이며, 또 다른 차원과의 연결고리”라고 말했다.

“바흐는 음악이 다른 세계로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줘요. 샤콘느는 독주 바이올린을 위해 쓰여진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저는 샤콘느가 담긴 그의 (두 번째) 파르티타를 첫 앨범에 넣었어요. 그리고 바흐는 역사의 모든 주요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바흐를 공부하면 그야말로 모든 걸(everything) 찾을 수 있거든요. ”

스물한 살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섬세한 감정과 탁월한 테크닉으로 ‘바이올린 천재’라는 수사를 안고 다니는 로자코비치는 2014년 예후디 메뉴인 콩쿠르 주니어 부문 2위, 2016년 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 콩쿠르 우승을 차지했다.

클래식의 세계에서만 빠져살 것 같아 보이는 ‘소년 바이올리니스트’는 1960~70년대 음악 마니아다. 그는 “60년대와 70년대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고, 가끔은 록 음악도 듣는다”며 “에릭 클랩튼, 지미 헨드릭스, 프랭크 시나트라, 쳇 베이커 등 너무 많은 음악가들이 있다. 실험적인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한국팬들과의 시간은 로자코비치가 특히나 기다려왔다. 그는 “통영에서 시간이 짧아 너무 슬펐지만, 굉장리 좋았다”며 “한국 관객 특유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클래식) 관객의 연령대가 정말 젊어요. 그렇게나 많은 젊은 관객을 볼 수 있는 일은 정말 드물거든요. 특별한 경험이에요. 한국의 문화와 영화에도 관심이 많거든요. 이번에 서울을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어서 너무 신나요. 하루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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