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주요산업 미·중 디커플링 압박 지속…시나리오 예측해야” [헤럴드기업포럼2022]

로지 호즈 컨트롤리스크스 파트너가 ‘헤럴드 기업포럼 2022’에서 디커플링 리스크에 대한 시나리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섭 기자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산업에서 미국과 중국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막연한 예측보다 이에 대한 조치를 강구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지 호즈 컨트롤리스크스 파트너는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헤럴드기업포럼2022’에서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디커플링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미국 수출규제 준수 또는 중국에 대한 투자 포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불확실성 시대 디커플링 전망 및 중국에 대한 태도 변화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강연한 호즈 파트너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동맹국 간 산업과 무역 공조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중국과의) 갈등이 커지면서 많은 기업이 중국을 떠나도록 압박을 받기도 한다”고 봤다.

영국의 전문 리스크 컨설팅 기업인 컨트롤리스크스는 전 세계 34개국에 지사를 두고 178개 국가 및 지역에 대한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호즈 파트너는 20년간 중국과 러시아에서 근무한 정통한 지역 전문가다.

글로벌 디커플링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경제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반도체 및 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법)’ 등을 통해 압박하고 있다. 호즈 파트너는 “반도체, 에너지와 같은 민감한 부문에서는 디커플링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생산기지를 다른 나라로 이전하기 시작했고 중국도 마찬가지로 서방 국가에 대한 경제 의존성을 줄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반도체 수입액이 많고 의존도가 높아 중국의 지정학적 취약점 중 하나로 꼽히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는 “완전한 반도체 자립은 환상과도 같다”고 평가했다.

로지 호즈 파트너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고 많은 기업에 어려운 결정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면서도 “대전환이 이뤄지는 시기이고 다양한 위기와 복잡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비관적으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기회도 존재한다”고 했다.

호즈 파트너는 디커플링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주문하면서 기업들에도 ‘대전환의 시기’에 시나리오에 맞는 대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디커플링은 지정학적 위기뿐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 때문으로도 발생한다. 탈세계화와 디커플링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면서 “베트남 등으로 제조 생산 부문의 디커플링과 투자이전은 비용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에게 디커플링 리스크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중국 의존도가 높다면 중국과 글로벌 관계 변화에 따라 리스크가 노출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시나리오를 모색하고 이를 통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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