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키우는 장제원…‘국조 불가’ 드라이브에 與 단일대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면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중 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존재감이 최근 들어 부쩍 커지고 있다. 장 의원을 비롯한 친윤계 의원들의 주호영 원내대표 공개 비판에 이어 ‘국정조사 수용 불가’ 드라이브를 걸자 당내 기류가 한 방향으로 정리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2선 후퇴’했던 원조 윤핵관의 재등판에 한동안 잠잠한 듯 보였던 계파 논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의원은 당 안팎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는 모양새다. 지난 8월 말 지속되는 내홍에 ‘윤핵관 책임론’이 일자 백의종군을 선언한 지 약 두 달 반 만이다. 당시 장 의원은 “계파활동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다”며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지역구 활동에 집중하며 공개 발언을 자제하던 장 의원이 지난 10일 주 원내대표의 ‘김은혜·강승규 수석 퇴장 조치’ 관련 발언을 기점으로 야당 공세 대응에 대한 당내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 의원은 전날 주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3선 이상 중진 의원 간담회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직접 “국정조사 반대 의견이 만장일치였다”고 전했다. 그는 국정조사에 대해 “그야말로 정치공세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경찰 수사를 지켜보는 게 진상규명을 가장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장 의원은 기자들과 약 7분간 질의응답을 주고 받았는데 백의종군 선언 이후 현안 질의에 말을 아끼던 것과는 대비된다.

다만 장 의원의 ‘만장일치’ 언급에 비윤계 3선 권은희·하태경 의원 등은 국정조사 참여에 찬성했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비윤계 초선 김웅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만장일치나 박수 추인은 집단사고를 부추기고 우리 당의 상황 적응 능력을 떨어뜨려 결국 왜곡되고 비합리적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며 “이제 박수는 그만 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초선 운영위원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 원내대표, 김미애 의원, 이인선 의원. [연합]

일부 의원들이 ‘국정조사 참여’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당 주류의 강경론에 ‘반대’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전날부터 차례로 열린 선수별 간담회에서도 ‘국정조사 반대’로 가닥이 잡혔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열린 재선 의원 간담회 직후 ‘현 시점에선 국정조사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15명 중 63명으로 최다 비중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도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냈다. 이날 오전 주 원내대표는 초선 운영위원과 간담회를 열었다.

초선 운영위원인 전주혜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안으로 떠오른 국정조사 수용 여부에 대해 초선 의원 의견을 수렴해 (주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며 “민주당 성향 언론에서 155명의 참사 희생자 명단을 유족 동의없이 공개한 행위를 볼 때 이번 국정조사 역시 결국 이태원 참사라는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초선 다수는 국정조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용 불가가 (초선) 전원 동의는 아니다”면서도 “대다수가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당내 의견에 거대 야당과의 협상 당사자인 주 원내대표의 운신의 폭은 좁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당의 입장도 있지만 저로써는 법안 통과, 예산 통과가 있으니 여러 고민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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