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IT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라스베이거스의 아파트 모습 [블랙스톤 홈페이지 영상 캡처] |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세계 최대 운용사 블랙스톤의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가 환매 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나온 조치로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매체는 블랙스톤의 비상장 리츠 BREIT(Blackstone Real Estate Income Trust fund)에 자금 인출이 쇄도하자 블랙스톤이 이를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블랙스톤은 지난달 BREIT 상환 요청의 43%만 승인했다고 밝혔다. 블랙스톤은 인출 요청 규모가 순자산 대비 2%인 월 한도와 분기 기준 5%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소식이 전해지자 블랙스톤 주가는 10% 가량 급락해 지난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선보인 BREIT는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투자군을 넓히며 연평균 13.1%의 수익률을 기록, 블랙스톤의 간판 투자상품으로 군림해왔다. 현재 BREIT의 순자산 가치는 690억달러(약 92조원)이며 총자산은 1250억달러(166조250억원)에 달한다. 주요 자산은 임대주택, 물류, 의료시설 등이다.
지난달 블랙스톤 공시를 통해 BREIT에서 설정 이후 처음으로 10월에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여기에 블랙스톤이 이날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라스베이거스와 만달레이베이 리조트 카지노 지분 49.9%를 공동소유주인 VICI부동산에 12억7000만달러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해당 자금은 BREIT 상환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상환 요청의 70%는 아시아 투자자들로부터 나왔다. 미국 외 투자자가 BREIT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가량이란 점을 고려하면 경기침체로 인해 아시아 투자자들의 현금 수요가 매우 강함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 주택시장에 이어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빠르게 식고 있다는 판단이 BREIT 환매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연초만 해도 2%대였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최근 6%중반까지 치솟았다. 15년 전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와 엇비슷한 수준으로, 신규 주택 수요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지난달 말 발표된 9월 케이스-실러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306.3으로 전달보다 1.5% 떨어져 석달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웰스파고는 이날 모기지 담당 직원 수백명을 추가로 감원한다고 밝혔다. 이미 JP모건체이스는 지난 6월 주택대출 담당 직원 수백명을 해고한 바 있다.
탄탄하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역시 10월 RCA CPPI(핵심 상업용 부동산지수)가 전월 대비 0.1% 하락하면서 고점을 찍은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블랙스톤의 상환 제한 결정이 부동산 경기 침체를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신호라고 지적했다. 블랙스톤 측은 BREIT는 93억달러의 유동성을 즉각 제공할 수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